교수·학생회. 유족에 애도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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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연세대 측은 l7일 오전 10시부터 본관3층 회의실에서 김찬국 부총장주재로 대학원장, 학·처장 등 보직교수 37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교무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뒤 이날 오후1시쯤 숨진 설 군의 유가족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무위원들은 이날 성명에서『이 같은 불상사가 교내에서 발생한데 대해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다』며『학원이 인간의 숭고한 가치를 선양하는 참된 교육의 터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총학생회측도 성명을 발표,『교내에서 일어난 불상사로 인해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총학생회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구속영장이 신청된 양영준 군(20·법학3) 등 관련자 6명이 공동 작성한 자술서를 대자보를 통해 공개했다.

<동양공전반응|대학가 반지성적 폭력추방 마땅>
동양공전학생회(회장 김훈·20·기계과2)측은 구속된 연세대생들이 설 군에 대한 프락치 주장을 번복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대자보를 교문 옆 게시판에 붙이고 오전 10시부터 전체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경과보고 회를 통해『연세대생들의 설 군에 대한 상해치사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며『지성인들이 모인 대학에서의 반지성적 폭력은 영원히 추방되어야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회 측은 16일 오후 긴급대책위원회를 구성, 유가족위로와 학생들의 들뜬 감정을 가라앉히는데 주력해왔으나「설 군의 프락치」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입장표명을 유보해왔다.
한편 설 군이 속한 공업화학과 주임교수인 이창섭 교수(37) 등 교수들은 이날 회의를 갖고 유족위로 및 중간고사중인 학생들이 동요치 않도록 설득키로 의견을 모았다.

<학생들 경솔 인정…진상 밝혀져야|대학가 반응>
고대에는 16일 오후 총학생회측이 각 단과대학 앞에 연대사건과 관련,『같은 학생의 죽음에 대해 조의를 표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며『연세대생들이 경솔했음을 인정한다』는 대자보를 붙였다.
학생회 측은 그러나 문제의 본질이 공안통치에 있는 만큼 사건의 철저한 공개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총학생회사무실은 이 사건 후 한때 간부학생들이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학생운동에 던져줄 충격을 반영하기도 했다.
또 서울대총학생회는『사건의 전모와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는 입장을 밝힐 수 없으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논평을 보류했다.
성균관대 부총학생회장 박완왕 군(23·철학4) 은『이유야 어떻든 학생이 학생을 숨지게 한 일은 명백한 잘못』이라며『불상사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공안통치가 종식되고 민중의 인권보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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