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CEO들 “52시간제 예외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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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은성수 금융위원장(가운데)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가운데)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이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규제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석이 수시로 바뀐다는 불만도 털어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만나 건의 #“한국 시장 투자 매력 떨어져”

금융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오찬 간담회’에서 이러한 건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금융중심지지원센터장), 외국계 금융사 CEO 17명 등이 참석했다.

외국계 금융사 CEO들은 “한국 금융시장의 투자매력도가 과거나 기타 신흥국에 비해 하락했다”는 뼈아픈 지적을 내놨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금융규제 때문에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규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석과 의견이 수차례 바뀐다는 불만이다. 한국에서 영업활동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규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지 규제를 명확하게 해서 법적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은성수 위원장은 “법정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당국의 법령해석, 비조치의견서 등에 대한 회신을 명확히, 조속히 하겠다”고 밝혔다.

주 52시간제에 대한 건의도 나왔다. 주 52시간제 적용으로 인해 금융회사의 다른 해외지점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CEO들은 “외국계 금융사 직원이 해외지점과의 업무협조 등으로 근무시간 외 업무가 불가피한 경우엔 주 52시간 적용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예외조항이 많은 경우 법적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제도 정착 상황 등을 보아가며 (소관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CEO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비상사태로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영업활동의 예외 상황을 인정해주고, 관련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을 배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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