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은 ‘미니보험’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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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밀레니얼 세대(1981년~2001년 출생한 2030세대)의 ‘미니보험’ 가입이 늘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를 먼 미래의 위험보다, 눈앞의 위험에 대비하려는 세대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미세먼지·1일운전, 몇천원대 상품 #가입자 80%가 1981~2001년생 #먼 미래보다 눈앞 위험에 대비 #사람 안 만나는 비대면 방식 선호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 토스의 미니보험 가입자 10명 중 8명은 밀레니얼 세대(80.4%)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가입자 10만명을 분석한 결과다. 미니보험은 1회 몇천원 이내 소액의 보험료를 내고 단기간 보장을 받는 걸 말한다. 월 1만원 미만의 소액 보험료로 일부 핵심 사항만 보장받는 맞춤형 보험 상품도 포함된다. 토스는 지난해 1월 삼성화재·한화생명·에이스손해보험 등 8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미니보험을 출시했다.

토스에서 가입할 수 있는 18개 미니보험 중 지난 1년간 2030 가입자 비중이 가장 높은 건 에이스손해보험의 ‘1일 운전자보험(93.7%)’이었다. 하루 최대 1000원대 보험료를 내면, 교통사고 처리비용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1~30일 내에서 보험기간을 직접 설정할 수 있고 벌금과 사고 부상처리 지원금, 변호사 선임비용 등을 보장받는다. 본인 명의가 아닌 공유 차량(렌터카)을 이용할 때도 가입 가능하다.

건강 관련 상품 중에는 ‘미세먼지 보험(83.0%)’에 관심이 쏠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출시한 이 보험은 5년간 월 2690원을 내면 20년간 호흡기 관련 질병이나 심혈관 질병을 보장해준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호흡기 질환 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게 영향을 미쳤다. 연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들면 보험료도 할인해준다.

휴가 직전 가입해 단기간 보장받는 ‘해외여행보험(82.4%)’, 쓰던 휴대폰도 1년간 최대 6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휴대폰 파손보험(71.3%)’ 등도 꾸준한 인기다. 토스 관계자는 “차를 사기보다 필요할 때 공유 차를 이용하고, 먼 미래보단 현재를 중시하는 2030세대의 성향이 미니보험 가입 증가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속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세대의 특성이 보험 가입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보험설계사를 만나 일일이 상품 설명을 듣기보단 간편한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직판 채널 선호도는 각각 39.5%와 26.9%로, 40대(7.2%), 50대(2.7%)보다 월등히 높았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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