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시기 큰 이견 미, 한반도전쟁 억지 재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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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노태우 대통령과 부시 미국대통령은 17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시장개방 시기를 놓고 가시 돋친(?) 입씨름을 주고받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 중 관계장관들이 배석한 회의에서 미국의 성급한 시장개방 압력을 경고하는 의미로 『사과를 익기도 전에 따면 맛이 떫고 시지만, 익어서 따면 달콤하고 맛있다』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기다리는 동안 늙어져서 맛을 즐길 수 없을 정도로 오래 기다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되받아 조속한 개방을 촉구했다.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노골적인 언사」가 교환된 것은 무역마찰이 한미간 현안 가운데 차지하는 심각성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개방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계속적인 무역자유화를 다짐하고 90년대 중반에는 한국시장 개방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정도가 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리처드 솔로몬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지역담당 차관보가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전했다.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병력감축문제에 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솔로몬 차관보는 부시 대통령이 전쟁억지력 유지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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