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중증질환" 국내선 "아니다"···코로나 다른 진단,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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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 우한대학의 중난(中南)의원 연구팀이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중난의원이 지난 7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신종 코로나 우한환자들과 국내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는 중앙임상 TF(태스크 포스)가 밝힌 국내 상황을 기준으로 비교해봤다.

신종 코로나 환자 첫 진료한 중난의원 사망자 4.3% #국내에선 3명 퇴원, 현재까지 사망자 없어

우한대 중난의원은 신종 코로나 환자를 처음으로 진료한 곳이다. 중난의원은 지난 1월1일부터 28일까지 환자 138명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징을 뽑았다. 환자들은 22세에서 92세까지 다양했다. 54.3%가 남성으로 전체 환자의 73.9%만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46.4%에 달하는 환자들이 하나 이상의 지병을 앓고 있었다. 고혈압(31.2%)과 당뇨(10.1%) 심혈관질환(14.5%) 암(7.2%) 등의 질환이 있었다.

사망률은 4.3%(6명)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당국 발표(중국 전역 기준 2.1%)보다 높은 수치다. 중난의원은 지난 3일 기준 61.6% 환자들이 여전히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쇼크(8.8%)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19.6%) 부정맥(17.7%) 등 증상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반면 지난달 20일 첫 번째 확진자를 시작으로 9일 현재까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는 총 27명이다.16번 확진자가 폐암으로 폐절제술을 받은 정보 외엔 전체 환자의 건강상태에 대해 보건당국이 제시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평균 연령은 43세로 중국 평균보다 젊다. 21~73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했다. 남성 환자 비율은 56%다. 2번 환자(55·남)가 확진 13일 만에 지난 5일 퇴원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인 여성 환자(1번·35)도 병원을 나왔다. 확진 18일 만이다. 9일엔 4번 환자(남·55)도 2주 만에 퇴원했다.

임상 TF 자문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은 집중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이 3곳으로 이곳에 중환자 치료 베드가 110개뿐이었다고 한다"며 "환자가 밀려드는데 의료시스템 과부하 걸리며 평상시보다 더 높은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사협회지에 실린 중국 중난의원 연구팀의 보고서엔 신종 코로나 환자가 일반 증상과는 다른 불규칙 증상을 보이며 의료진과 병원 내 다른 질병 환자를 대거 감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지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사협회지에 실린 중국 중난의원 연구팀의 보고서엔 신종 코로나 환자가 일반 증상과는 다른 불규칙 증상을 보이며 의료진과 병원 내 다른 질병 환자를 대거 감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지 홈페이지 캡처]

중난의원은 초기 증상으로 발열(98.6%)과 급성 피로 등 무력감(69.6%), 마른기침(59.4%) 등을 꼽았다. 환자의 89%가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다. 초기 증상 발현부터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는 데까지 5일, 입원 치료까지는 7일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지환 중앙 감염병 병원운영센터장은 "호흡곤란 등으로 인해 산소를 투입하는 것 역시 인공호흡기가 아니고 코에 산소를 꼽는 정도로 위중한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중국 여행객인 23번은 5일 발열과 무기력증을 보여 6일 검사를 받아 양성이 나왔고, 열이 37.8~9사이로 별도 산소투여 없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24번 확진자는 (임시 격리)시설에 체류하다 인후통을 보여 검사를 시행했다"며 "산소 투여 없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난의원 중증 격리병실 [중국 신화망, 슝치]

중국 중난의원 중증 격리병실 [중국 신화망, 슝치]

한편 중난의원은 전체 환자의 41%에 달하는 57명이 병원 내 감염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7명은 이미 다른 질환으로 입원 중인 환자였으며, 40명은 의료진 등 감염으로 보고했다. 복부 이상 증상으로 입원한 한 환자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10명의 의료진과 환자 4명이 감염되었는데, 이례적으로 모두 복부 이상 증상을 보였다는 사례도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광주광역시 21세기 병원에서 확진자 2명이 나온 이래 최근 6일 사이 이곳에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명돈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날씨와 중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 현황 등 여러 변수가 있다"면서 "사태가 빨리 진정될 것은 아니고 날씨 따뜻해지는 여름쯤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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