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샌더스, 텃밭 뉴햄프셔에서 11일 부티지지 돌풍 저지 나선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72호 10면

최익재의 글로벌 이슈 되짚기

피트 부티지지(左), 버니 샌더스(右)

피트 부티지지(左), 버니 샌더스(右)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부터 난장판이 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실시된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투표 결과를 제때 발표하지 못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단순 개표 지연을 떠나 결과마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선주자들이 제각기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거금을 들인 이벤트로 민주당 후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장이 돼야 할 코커스가 오히려 자중지란을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는 지적이다.

지지율 샌더스 31% 부티지지 21% #아이오와 “집계 잘못” 잡음 계속 #“시간 지나면 바이든 부각” 전망도

뉴욕타임스(NYT) 등은 “아직까지 최종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주된 원인은 투표 결과 집계를 위한 스마트폰 앱의 이상 때문”이라며 “이젠 단순 지연이 아닌 득표율 집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1차 투표와 2차 투표의 유권자 수도 차이가 나고 있다”고 전했다.

코커스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5% 미만 후보를 찍은 당원이 2차 투표에 참여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따라서 1·2차 투표 유권자 수가 일치해야 하는데 70여 곳의 선거구에서 2차 투표자 수가 더 많이 나왔다. 2차 투표 결과가 최종 집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10건이 넘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선두 경쟁을 벌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국 톰 페레즈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이 투표 과정과 집계 결과에 대한 재확인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부티지지 전 시장 득표율이 26.2%로 샌더스 상원의원(26.1%)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고 전했다. 3위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8%)이었다.

워싱턴 정가에선 부티지지 전 시장의 예상 밖 인기몰이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오는 11일 두 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샌더스 의원이 2016년 뉴햄프셔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19.5%포인트 차로 대승을 거둔 적이 있는 만큼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뉴햄프셔 현지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31%, 부티지지 전 시장은 2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로 처졌다. AP통신 등은 “바이든의 득표가 아직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인지도가 높은 공인된 대권주자”라며 “당장은 민주당 내에서 신선감이 있는 부티지지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경선이 진행됨에 따라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대로 맞설 인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탄핵 위기를 모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비난하면서 재선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탄핵이 상원에서 부결된 다음날인 지난 6일 “그동안 우리는 지옥을 겪었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민주당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탄핵 정국으로 공화당 지지층이 더욱 결집하게 됐다. 탄핵 역풍으로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민주당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