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 강수량 717.3㎜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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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해 장맛비가 유난히 많이 왔다. 기상청은 27일까지 장마 기간 누적 강수량이 717.3㎜에 달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1973년 집계를 시작한 뒤 최고 기록이다. 이전 최고였던 87년 기록(611.7㎜)을 무려 100㎜ 이상 초과한 것이다. 28일에도 중부지방 곳곳에서 100㎜ 안팎의 비가 내려 누적 강수량은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장마는 29일 오후부터 약화, 30일 끝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 중부와 남부지방에 집중=올 장맛비는 특히 중부와 남부지방에 집중됐다. 중부지방엔 무려 703.3㎜나 퍼부었다. 역대 1위 기록이다. 87년 기록(693.4㎜)을 웃돌았다. 올 강수량은 지난해(350.4㎜)의 두 배 수준이다.

남부지방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부지방보다 다소 적은 638.8㎜가 내렸지만 역대 2위 수치(2003년 585.3㎜)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반면 올해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은 역대 6위(37일), 남부지방은 7위(37일)로 다른 해보다 길지 않았다. 제주지방은 '고작' 역대 8위의 강수량(544.5㎜)만 보였다. 서울의 경우 장맛비가 가장 많이 온 해는 66년으로 무려 1031.5㎜였다. 27일까지 강수량은 958.4㎜.

◆ 세 차례 태풍의 힘=제3호 태풍 '에위니아'가 8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만 해도 예년과 다를 바 없는 장마였다. 그러나 에위니아는 남쪽 해상에 처져 있던 장마전선을 밀어올려 남부지방에 폭우를 쏟았다. 자신도 한바탕 비를 퍼부었다. 게다가 소멸하면서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 중부지방에 비를 뿌렸다. 고양시에 한때 시간당 70㎜가 넘는 비를 퍼부었다.

제4호 빌리스와 제5호 개미의 영향도 컸다. 두 태풍은 중국에서 소멸했지만 엄청난 수증기를 장마전선에 공급했다. 이게 7월 15~16일 강원도 인제.정선, 27~28일 경기 안성.평택 등의 집중호우의 원인이 됐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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