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한 일본 대형 크루즈선에서 1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대응 부처인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성은 지난 3일부터 요코하마 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에서 10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5일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이 크루즈선에서 홍콩인 감염자와 접촉하거나 발열, 기침 같은 증상이 있는 273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다. 그 결과 10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또 감염자 10명 중 3명이 일본인이고 나머지는 다른 나라 국적자라며 중증자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연령대로는 50대 4명, 60대 4명, 70대 1명, 80대 1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홍콩인 감염자(80)는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뒤 이달 2일 신종 코로나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크루즈선이 가고시마에 들렀을 때 버스 관광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 당국이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상태 확인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한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당국은 양성으로 판명된 10명을 요코하마가 속한 가나가와 현 내의 의료기관에 이송해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잠복 기간을 고려해 2주가량 선내에 머물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일본으로 돌아온 이 크루즈선을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시킨 채 지난 3일부터 일본과 홍콩, 대만을 포함해 총 56개 국가와 지역의 승객 2666명(일본인 1281명)과 승무원 1045명 등 총 3711명의 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일본 회사가 운영하는 이 크루즈선은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떠날 때는 승객 2407명, 승무원 1063명이 타고 있었다.
가고시마를 경유해 홍콩에 입항했을 때 130여 명이 내렸고, 이후 오키나와 나하와 가고시마를 거쳐 지난 3일 오후 7시 30분께 요코하마로 돌아와 앞바다에 정박했다.
한편 이 크루즈에 한국 국적자 9명도 탑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5일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이 크루즈선에 한국 국적자 9명이 타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국인 중 아직 우한 폐렴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