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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90% 중국서 생산…애플도 신종 코로나 직격탄 맞나

중앙일보

입력

문닫힌 베이징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가는 마스크 낀 남성. [AP=연합뉴스]

문닫힌 베이징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가는 마스크 낀 남성. [AP=연합뉴스]

애플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직격탄을 맞는 것일까. 애플의 아이폰은 알려진 대로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이 제조 공장 대부분을 중국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폭스콘 공장은 가동 중단 상태고 9일 이후에나 재가동에 들어간다. 또 애플의 중국 내 매장은 이달 9일까지 문을 닫는다.

1분기에만 아이폰 출하량 10% 줄어들 듯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폭스콘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2020년 1분기 아이폰의 출하량은 3600만~4000만대로 종전 예상치보다 10%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궈 연구원은 아이폰 상황에 밝은 애플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지적한 출하량 감소의 주된 원인이 애플의 중국에 기반한 생산 구조때문인 건 말할 것도 없다.

중국 헝양에 위치한 세계 최대 전자제품 하청 업체 '폭스콘'의 공장. [차이나 레이버 와치]

중국 헝양에 위치한 세계 최대 전자제품 하청 업체 '폭스콘'의 공장. [차이나 레이버 와치]

폭스콘의 아이폰 조립공장은 중국 정저우와 청두 등지에서 분포돼 있다. 중국 내 고용 인력만 1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콘의 전체 매출중 애플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폭스콘은 우한 폐렴으로 출하량 우려가 나오자 지난 1일 성명을 냈다. “구체적인 생산 방법을 밝힐 수 없지만 전 세계 모든 주문을 소화할 방안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다.

애플, 올해 신제품 출시로 되레 주문량 늘린 상황    

글로벌 시장에선 폭스콘의 장담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우선 폭스콘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국 내 공급업체부터 확신하지 못한다. 애플은 올해 상반기 아이폰 8000만대(아이폰11 6500만대, 아이폰9 1500만대) 생산 목표를 제시한 걸로 알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7300만대)보다 물량을 10% 늘린 셈이다. 중국 언론들도 "닫았던 공장문을 9일에 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전한다.

또 해외 언론도 폭스콘의 장담을 귀담아 듣는 곳은 별로 없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아이폰 부품 납품업체의 말을 빌려 “우한 폐렴이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의 장담과 현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우한 봉쇄령이 내려지기(지난달 22일) 전, 폭스콘이 성명을 발표하기(이달 1일) 전에 궈타이밍 회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궈 회장이 "우한 페렴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폐렴이 확산되면 아이폰 공급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2020년 아이폰 예상라인업

2020년 아이폰 예상라인업

중국 이외에 다른 해외 공장서 생산량 늘리기 쉽지 않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폭스콘과 부품 공급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준비중인 건 사실이다. 현지 언론들은 "폭스콘 등이 10일부터는 정상 가동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도시 봉쇄로 물류가 멈추고 근로자들의 이동도 제한돼 있다. 중국 당국과 달리 공장이 있는 지방 정부가 현지 사정에 따라 휴업 연장 요청을 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공장 가동이 늦어질수록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 이외의 인도 등에서 아이폰 생산량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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