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환자 가족도 털렸다, 경찰 수사…7일 치료한 중급병원은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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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6번째 환자 공문서 유출 수사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중급병원 관계자가 4일 확진 발표 이후 병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중급병원 관계자가 4일 확진 발표 이후 병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에서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발표와 함께 확진자와 가족의 신상정보가 담긴 '대외비' 수준의 공문서가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6번째 확진자가 약 일주일 동안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광주의 한 중급병원은 임시 폐쇄됐다.

경찰, 확진자 신상정보 문서 유출 수사 #광산구→광주시 전자문서 형태 보고 #16번째 확진자 내원 병원은 임시휴업

광주지방경찰청은 4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16번째 확진자와 가족의 신상정보가 담긴 공문서가 유출된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 발생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질병관리본부가 4일 오전 광주시에 거주하는 16번째 확진자를 발표한 뒤 광주 지역 맘카페 등을 위주로 유포됐다.

해당 문건에는 16번째 확진자의 신원은 물론이고 가족과 직장, 확진자와 가족의 병력, 나이 등 신상정보가 세세히 기록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확진자가 사는 지역에 인접한 주민이나 가족의 직장 동료라면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들이어서다.

4일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표 뒤 광주광역시 맘카페를 중심으로 유출된 공문서. 광주시 광산구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자 제공]

4일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표 뒤 광주광역시 맘카페를 중심으로 유출된 공문서. 광주시 광산구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자 제공]

유출 문건, 광주시로도 '전자문서' 보고

유포된 문건은 작성처가 '보건행정과 감염관리팀'이라고 기록돼 광주 광산구에서 작성됐다는 의혹을 샀다. 광산구 관계자는 문서의 진위에 대해 "문서 작성 서식을 보면 광산구에서 생산한 문서가 맞다"고 했다. 광산구 등은 문서 작성자와 같은 부서 직원 등을 상대로 유출 경위를 조사했지만 정확한 유출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당 문건은 광역지자체인 광주시에도 '전자문서' 형태로 보고됐다. 광산구는 해당 문건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문서 작성자가 4일 오전 '확진환자 발생보고' 문건을 보고한 사실을 파악했다. 해당 문건이 광주시 등으로 보고된 후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광산구에 따르면 직원끼리 내부 공유나 보고는 전자문서 형태로는 불가능하고 문서를 출력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 작성자 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확진환자 발생보고' 출력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구 관계자는 "해당 문서는 대외비 성격이 있어서 작성자 외에는 공유가 불가능하다"며 "작성자와 함께 근무하는 직원 등을 상대로 문건 유출에 관해 확인 중"이라고 했다.

4일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표 뒤 광주광역시 맘카페를 중심으로 유출된 공문서에 '전남대병원'이라는 손글씨가 남아 있다. [사진 독자]

4일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표 뒤 광주광역시 맘카페를 중심으로 유출된 공문서에 '전남대병원'이라는 손글씨가 남아 있다. [사진 독자]

'전남대병원' 손글씨 주인이 유출?

유출된 문건에 있는 '전남대병원'이라고 적힌 손글씨의 주인이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산구가 소속 직원 중 해당 글씨체를 가진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서다. 또 광산구가 가진 문서에는 '전남대학교'라는 손글씨가 없기 때문에 문서 유출자의 글씨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번째 확진자 A씨(42·여)가 일주일가량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 광주시 광산구 소재 B병원은 4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A씨는 지난달 27일 발열과 오한 등 증세로 이 병원을 처음 방문해 치료를 받은 데 이어 2월 1일부터 3일까지도 치료를 받았다.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중급병원이 임시휴업한 4일 병원을 찾은 방문객이 병원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중급병원이 임시휴업한 4일 병원을 찾은 방문객이 병원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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