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망 20일 만에 304명, 사스 곧 추월…중국 밖 사망 필리핀서 첫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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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처음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2월 첫날 사망자만 45명 나와 #의료진 “대소변 통해서도 감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일 하루에만 45명이 숨져 사망자가 304명으로 늘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11일 첫 희생자를 낸 지 20일 만에 사망자 수가 300명을 돌파했다.

앞서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확산 때는 약 8개월간 중국에서 34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2년 11월 첫 환자가 나와 이듬해 6월 말 상황이 진정됐다. 이와 비교하면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필리핀에서는 44세 중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로 숨졌다고 미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 남성은 필리핀에서 처음 확진된 38세 중국 여성의 파트너로, 두 사람은 지난달 우한에서 함께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경유해 필리핀에 입국했다. 필리핀 주재 세계보건기구 대표부는 환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했지만 감염은 필리핀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필리핀 보건 당국은 “환자가 입원 과정에서 심한 폐렴에 걸렸다. 최근 24시간 동안 상태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증가 추세도 무서울 정도다. 중국 국가건강위생위에 따르면 1월 31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 환자가 2102명이었다. 하루 사이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건 신종 코로나 창궐 이후 처음이다. 2일 오후 8시 현재 중국 내 확진 환자는 1만4482명이다.

사망자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환자도 1일 하루 315명 늘어 전체 2110명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사망자 수는 계속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우한시는 2일 신종 코로나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거나 폐렴이나 발열 등 증상이 있는 환자를 집중 격리 관찰 장소로 보내 의학 관찰과 치료를 진행하는 강제 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후베이성에서 밀접접촉자로 의학 관찰을 받는 4만3000여 명 중 우한 거주자가 절반가량으로 추정된다.

한편 비말(침,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가 환자의 대소변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중국 의료진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제3인민병원은 1일(현지시간) “신형 코로나 확진 환자의 대소변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리보핵산(RNA)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펑파이 등 중국 매체가 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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