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4시간 접전 끝에 호주오픈 8회 우승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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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세계 2위)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웃었다.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조코비치는 마지막 점수를 올리고 나서야 마침내 활짝 웃었다.

2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고 기뻐하는 노박 조코비치. [AP=연합뉴스]

2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고 기뻐하는 노박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3시간 59분 접전 끝에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5위)을 세트 스코어 3-2(6-4, 4-2, 2-6, 6-3, 6-4)로 이겼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통산 8회 우승(2008, 2011~13, 2015~16, 2019~20)을 기록하게 됐다. 호주오픈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우승 상금은 412만호주달러(32억9000만원)를 받았다.

라파엘 나달(34·스페인·1위)의 프랑스오픈 12회 우승, 로저 페더러(39·스위스·3위)의 윔블던 8회 우승에 이어 특정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8번 우승하는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통산으로는 17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페더러의 20회고 나달(1위·스페인)이 19회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이날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3일에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다시 1위에 오를 예정이다.

조코비치의 8번째 우승은 쉽지 않았다. 1세트를 가져온 조코비치는 2, 3세트를 연달아 팀에게 내줬다. 3세트에만 실책 13개가 쏟아졌다. 조코비치는 몸이 불편한지 표정이 점점 굳어졌고, 의료진이 조코비치의 몸 상태를 살피기도 했다. 팀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각이 큰 서브를 넣어 조코비치를 꽁꽁 묶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4세트를 앞두고 라커룸에 들어가 유니폼을 갈아입는 등 변화를 준 조코비치는 집중력이 한층 살아난 모습이었다. 4세트를 6-3으로 잡고 세트 스코어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5세트에 게임 스코어 1-1에서 팀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켜 6-4로 마무리 지었다. 팀은 2018년과 2019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결승전 세 번째 도전에서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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