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험지' 요구에 거창 출마 고수…"고향 품 안에서 정치"

중앙일보

입력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연합뉴스]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2일 자신의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김 전 지사 등 광역단체장이 출신 인사들에게 험지 출마를 압박하는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향의 품 안에서 성숙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말 고향 거창군이 포함된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불과 2년 반 만에 민주주의의 탈을 쓴 좌파 모리배들의 농간으로 백척간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말석이었지만 정치에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또 “큰 정치인인 고 김동영 의원의 슬하에서 정치가 무엇인가를 배우며 기초부터 시작한 나의 정치역정은 도의원, 군수, 도지사,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 등 무모한 도전의 연속이었다”면서 “젊은 패기의 도전이었기에 꿈과 용기가 있었지만 미숙함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 정치의 제로섬 풍토로 인해 많은 분께 상처를 안긴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소 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꿈을 키우며 자라온 고향의 산천초목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고향의 숨결을 마시면서 진지한, 겸손한, 성숙한 정치를 하려고 한다”며 거창 지역 출마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 중앙당과 공천관리위원회의 전·현직 중진급 험지 출마 요구가 강한 상황에서 고향 출마를 희망하는 김태호 전 지사와 홍준표 전 당 대표가 공천받기란 힘들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창원 진해와 양산이 경남지역 최대 관심 선거구로 급부상한 만큼 두 사람을 두 선거구에 전략공천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김 전 지사와 홍 전 대표가 공천을 받을지, 또 낙천 시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