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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민 5명 입국 거부 논란…제주는 中 무사증 중지 검토

중앙일보

입력

29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에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29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에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에 관광을 온 우한 출신 중국인 5명에 대해 중국 정부가 입국을 거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 증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 있는 우한시민 9명 관련 증상 없어 #제주 중국총영사 확인 결과 “자의로 체류” #감염 우려에 22년만에 탐라국 입춘굿 취소

30일 제주도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 27일 입국해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인 중국인 5명이 자국의 입국 거부와 관련된 문제로 제주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총영사관측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우한 폐렴과 관련, 자국민의 입국 금지 조치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제주도가 중국 총영사관을 통해 확인에 나서자 “이들은 모두 자국 상황 등을 감안해 본인 의사로 체류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29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에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29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에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이에 따라 제주보건소 직원들은 지난 27~28일 이틀간 입국 거부를 당한 중국인 5명에 대해 검진을 실시했고, 현재 발열과 기침 등 우한 폐렴 증세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을 경유, 제주에 온 중국인 4명은 지난 28일 개인적 사정으로 예정일 보다 늦게 출국하기로 해 제주시의 한 호텔에 투숙하면서 제주보건소가 검진에 나섰다. 이들 역시 우한 폐렴 증세는 나오지 않았다.

제주도내에서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에서 무사증으로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는 중국인 대상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 시행을 일시 중지하는 방안을 법무부와 협의 중이다. 제주도는 법무부와 함께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정된 기간 무사증 제도 일시 중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확진 환자가 없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무사증 제도 논란은 2016년 '중국인 성당 살인 사건'이 벌어졌을 때 크게 불거졌다. 당시 무사증 제도로 입국한 중국인 천궈레이(陣國瑞)가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이유 없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또 2018년에는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예멘 난민 문제가 터지며 한 번 더 무사증제도의 폐지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29일 제주시 연동의 한 골목에 중국인이 마스크를 한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29일 제주시 연동의 한 골목에 중국인이 마스크를 한채 서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중국인 8893명이 비자 없이 제주를 방문했다. 무사증 입국 제도는 제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2년부 터 실시한 제도다. 사증 없이 중국 등 외국인이 제주도로 입국해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제주 무사증 실시 이후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대다수는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무사증 입국자 중 중국인은 약 79만7300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98%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아직 우한폐렴 확진자가 없다. 지난 29일 의심환자로 신고돼 병원에서 격리치료 받던 A씨가 보건환경연구원의 가검물 검사결과 음성으로 밝혀졌고 앞서 27·28일에도 2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또 중국 우한에 체류하다 제주로 온 내국인 6명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제주도는 탐라국 입춘굿과 중고물품 나눔 장터 등 주요 행사를 취소했다. 특히 탐라국 입춘굿은 시작 22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된다. 제주시는 지난 27일부터 제주중앙지하상가에서 진행하던 입춘굿 사전 행사를 30일부터 중단하고, 오는 2월 1일부터 4일까지 제주목 관아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본행사도 전면 취소했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2월 예정된 시민과의 대화 등을 무기한 연기했다. 제주도는 앞으로 열릴 주요 행사에 대해서도 개최를 최대한 자제하고, 개최가 불가피한 경우 최소한의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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