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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해결하니 ‘우환’폐렴···중국 경제 ‘블랙스완’ 닥치나

중앙일보

입력

의료진이 20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의료진이 20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 폐렴이 2020년 중국 경제의 '블랙스완'(너무 이례적이라 예상할 수 없는 경제 위기)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경제 잠재 리스크" #제약회사 주가 뛰고, 여행사 주가는 떨어져 #안정화 위한 중국 당국 개입 여부는 미지수

라지브 비스워스 IHS글로벌인사이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우한 폐렴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잠재적인 경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즈호은행 비슈누 바라단 아시아경제전략실장도 CNBC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포 요인'이 되면서 중국 내 경제 활동이 급속도로 위축될 것"이라 전망했다.

기존 중국 경제의 블랙스완으로 꼽히던 무역 전쟁은 일단락됐다. 지난 15일 미국과 중국은 18개월간의 무역 전쟁을 마무리하는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중국은 미국 상품의 구매를 늘리는 내용이다.

경제를 안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은 우한 폐렴이 발생하면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으로 9명이 사망했고 중국 외에도 한국, 일본, 태국, 미국 등에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우한 폐렴이 창궐한 것도 위기를 키우는 원인이다. SCMP는 "우한 지역은 런던보다 인구가 많고, 중국 철도 네트워크의 중심지"라며 "현재 춘절을 앞두고 공항과 철도역이 통제됐으며 주민들은 다른 도시로의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립닷컴(Trip.com)과 플리기(Fliggy)를 포함한 상당수 중국 여행 예약 플랫폼들은 우한으로의 비행, 기차편 등을 수수료 없이 환불해주고 있다.

본래 춘절 연휴 기간은 중국 상인들에게 '대목'에 해당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휴 기간에 소매와 요식업은 1조위안(약 168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관광업계는 5139억위안(약 8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에서 제약회사들의 주가가 뛰고, 여행사 및 항공사 주가는 내려가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광저우 주 호흡기 질환 연구소 소속 종 난산 연구원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우한 폐렴의 사회적 영향과 경제적 영향력은 2003년 사스(SARS)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경제 성장률을 6.1%대로 유지해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성장 정책 덕분이다.

국제 핀테크 업체 제이디디짓(JD Digit)의 선젠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우한 폐렴에 대응한) 통화 정책 완화와 같은 정책 대응을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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