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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오너 3세도 가는 중국 EMBA…TOP10 살펴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한국 화장품 업계에선 한 20대 여성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인 대기업 오너 3세 서민정(29)씨다. 서씨는 지난해 10월 1일부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뷰티 부문 영업전략팀에 재입사했다. 직급은 과장급에 해당하는 ‘프로페셔널’이다.

서씨는 중국 유학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 주목을 받았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 [사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 [사진 아모레퍼시픽]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에서 학부를 마친 그는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컴퍼니, 중국 징둥닷컴 등에서 일했다.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 경력사원으로 입사했지만 같은 해 6월 회사를 그만둔다. 중국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스쿨인 장강상학원(CKGSB)에 입학하기 위해서였다. 서씨는 이곳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았다. 당시 업계에선 서씨의 중국 MBA행은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 그룹 특성을 감안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관시(關係)'로 대표되는 중국 비즈니스 문화를 고려하면, 중국 비즈니스 스쿨의 존재는 중국 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이라면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중국 기업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통로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중국 IT기업이 늘어나면서, 중국 경영대학원은 이들의 노하우를 살필 수 있는 곳으로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MBA 정규과정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를 위한 EMBA 스쿨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CEO들이 노릴 만한 중국 EMBA스쿨은 어디가 유명할까.

지난해 12월 중국 경제경영잡지 상계평론(商界評論·Business Review)은 중국의 EMBA스쿨 100곳을 평가해 상위 40곳을 선정했다. 2018-2019학년 매출액 20%, 신입생 수 20%, 학습의 혁신성  20%, 업계 인기도 20%, 신입생 선발의 혁신성 20% 등을 기준으로 했다. TOP 40중에서 10위까지를 소개한다.

중국 경제경영잡지 상계평론은 지난해 12월 중국 EMBA TOP40을 선정했다.[사진 상계평론]

중국 경제경영잡지 상계평론은 지난해 12월 중국 EMBA TOP40을 선정했다.[사진 상계평론]

1위 : 장강상학원(長江商學院·CKGSB)

[사진 바이두 백과]

[사진 바이두 백과]

서민정씨가 공부한 장강상학원은 중국에서도 전통이 깊다. 광둥어로 발음하면 '청쿵상학원'이다. 홍콩의 거부(巨富) 리카싱(李嘉誠)의 회사 청쿵그룹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난 2002년 ‘리카싱 재단’의 후원으로 중국 베이징에 설립됐기 때문이다. 이곳은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중국 MBA 중 가장 많은 중국 기업 대표를 동문으로 보유하고 있다.

마윈(馬雲) 전 알리바바 회장과 텐센트 공동 창업자 천이단(陳一丹), 스위주(史玉柱) 쥐런그룹 회장, 리둥성(李東生) TCL 회장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동문이 1만여 명이나 된다. CKGSB 동문들이 중국 500대 회사의 주요 자리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문의 절반 이상이 기업체의 CEO 혹은 요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AACSB(세계경영대학 발전협의회)와 유럽경영발전재단(EFMD) 인증도 받았다.

2위 :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中歐國際工商學院·CEIBS)

[CEIBS 홈페이지 캡처]

[CEIBS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1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전 세계 MBA 순위에서 5위에 꼽혔다. 5위 안에 든 아시아 MBA는 이곳이 유일하다. 중국 MBA중 AACSB(세계경영대학 발전협의회)와 유럽경영발전재단(EFMD)의 유럽경영대학협의회(EFMD) 인증을 가장 먼저 받았다.

1994년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선발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직장 경력, 추천서, GMAT 등을 제출해야 하고, 별도 현지 면접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토플 등 공인영어성적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영어시험까지 보고 평가한다.

3위 : 베이칭 싱크탱크 경영대학원(北清智庫商學院)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캡처]

생긴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2016년에 설립됐다. 하지만 베이징 대학의 자원과 경험을 10년 넘게 쏟아부어 만든 곳이다. 특히 최고경영자과정(EMBA)에 특화돼 있다. 300여 명의 국제적 학문 권위를 가진 전문가, 교수 그룹이 3만 명 이상의 기업가 및 경영진 1만 명의 장기 활동 학생 인구가 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싱가포르 등 해외 유학생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4위 : 후판대학(湖畔大學)

[사진 바이두백과]

[사진 바이두백과]

기업 리더 사관학교로 불린다. 2015년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을 주축으로 9인의 중국 유명 기업가와 학자가 세웠다. 마윈이 초대 교장으로 활동 중이다. 학교가 있는 곳도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다. 학교 이름도 알리바바가 탄생한 항저우의 허름한 아파트 '후판화위엔(湖畔花園)'에서 따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학 조건은 까다롭다. 창업 3년 이상인 기업가이면서 연 매출 3000만 위안(약 50억 원) 이상이 기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조건을 만족해야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중국의 유니콘 기업 대표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5위 : 합일리더아카데미(合一領袖學院)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캡처]

중국 허베이성 우한 지역 기업인 우한백신제약이 우한대학교와 함께 2003 년 설립했다. 우한대 경제경영연구소 산하 최고경영자 과정을 발전시켰다. 국영 기업의 경영 국제화, 민간 기업의 경영 현대화, 여기에 해외 다국적 기업의 중국 현지화 방법 등을 가르친다.

이곳 출신 기업가 3명이 세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해 명성을 얻고 있다. 허베이성을 비롯한 중국 중부 출신 기업인이 대부분이다. 제약, 부동산, 금융 및 무역, 의류 등 20여 개 분야에 집중돼 있다.

6위 : 시후대학(西湖大學)

[바이두백과]

[바이두백과]

중국에 몇 안 되는 이공계 사립대학이다. 미국에서 세계 최고의 암 연구자로 활동하다 고국에 귀국한 스이궁(施一公) 칭화대 교수를 비롯해 라오이(饒毅) 베이징대 생명과학원장,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기대 교수 등 석학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 ‘고수준, 소규모 엘리트, 연구 집약형’의 3가지 이념을 지향한다.

시후대학 조감도.[사진 과기일보]

시후대학 조감도.[사진 과기일보]

전신은 저장시후고등연구원(浙江西湖高等研究院). 지난 2018년 2월에 중국 교육부로부터 시후대학으로 승인을 받았다. 향후 기초 및 첨단과학·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로 인해 창업보다는 기술과 연구개발에 특화된 리더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가 일체화돼 학교 전체가 연구실이라고 봐도 된다. 박사과정생만 모아 가르치고 있으며 2023년쯤 학부과정까지 개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7위 : 시대화상경영대학원(時代華商商學院)

[사진 학교 홈페이지]

[사진 학교 홈페이지]

2000년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 일대 기업가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곳의 핵심인 최고경영자 과정은 기업을 어떻게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가르친다. 전신은 중산대학 산하 평생교육원이다. 설립 후 칭화대, 베이징대, 장강상학원, 미국 하버드, 스탠포드대 등 유명 학교들과 우호 관계를 쌓고 20년 이상 경력의 수준 높은 교육 인력을 공유하고 있다.

8위 : BOSS 경영대학원(BOSS商學院)

[사진 학교 홈페이지]

[사진 학교 홈페이지]

2007년 설립된 중국 남서재경대 국제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시작했다. 이후 12년 넘게 운영하면서 대표적인 중국 기업가들에게 최고의 경영 양성 기관이란 평판을 쌓았다. 400개가 넘는 강좌와 약 500명의 강사진을 자랑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온라인 교육을 병행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9위 : 훈둔혁신대학(混沌研習社)

[사진 학교 홈페이지]

[사진 학교 홈페이지]

온라인 강의에 특화된 곳이다, 유명 기업가들이 멘토가 돼 학생들에게 강의한다. 강의를 듣는 회원 수만 약 100만 명이다. 2014년에 만들어진 뒤 기업가들에게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것에 힘쓰고 있다. 중국 및 세계의 유명 명사를 초빙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강의한다.

10위 : 촹예헤이마(創業黑馬)

[사진 바이두백과]

[사진 바이두백과]

‘다크호스’의 중국어 표현인 촹예헤이마는 스타트업 기업의 자문과 교육, 투자 마케팅에 네트워크까지 지원하는 종합 액셀러레이터 기관에 가깝다. 지난 2008년 스타트업 전문 잡지 촹예지아(創業家)에서 출발했다. 2018년 9월까지 11개 상장사를 배출했다. 촹예헤이마도 2017년 주식시장에 상장돼 200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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