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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택시에 막혀 돈줄 끊긴 타다···마카롱은 130억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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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14일 NHN으로부터 5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사진 KST 모빌리티]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14일 NHN으로부터 5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사진 KST 모빌리티]

NHN이 모빌리티 업체 '마카롱택시'에 50억을 투자한다. 지난해 ‘타다-택시 갈등’ 사태 이후 투자가 끊겨 ‘돈맥경화’라고까지 불렸던 모빌리티 업계에 신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NHN, 마카롱택시에 50억 투자

‘마카롱 택시’ 브랜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이하 KSTM)는 NHN으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NHN은 간편결제와 모바일 게임 사업을 주로 하는 IT 기업이다. 이날 KSTM은 지난해말에도 벤처캐피탈 3곳(다담인베스트먼트·마그나인베스트먼트·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등 으로부터 재무적 투자 80억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2018년 네오플라이의 시드 투자(50억원)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전략적 투자(50억원)를 합치면 누적 투자 유치액은 총 230억원이다.

지난 8일 여객자동차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대표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택시단체 관계자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지난 8일 여객자동차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대표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택시단체 관계자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모빌리티 업계는 최근 ‘투자난’에 시달려왔다. 2018년 하반기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지난해 쏘카·VCNC의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등 새로 선보이는 모빌리티 서비스마다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검찰이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 하기도 했다. 이후 국회에서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법안까지 발의되자 투자 자금줄이 끊겨 국내 모빌리티 업계 자체가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실제 타다의 경우 해외 대형 사모투자펀드(PEF)에서 5억달러(약 5782억원)를 투자 유치하기로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NHN 등의 신규 투자로 이 같은 우려는 일부 불식됐다는 평가다.

이행열 KSTM 대표는 “그간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를 둘러싸고 카풀이 맞냐, 렌터카가 맞냐, 택시가 맞냐는 식의 혼란이 심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7월 정부가 택시 규제 완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을 키우겠다는 정책을 분명히 했고 이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간편결제 수퍼앱 그랩 모델

싱가포르에서 운행 중인 그랩의 셔틀버스. 인원이 많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카카오 택시'를 부르듯 '그랩 셔틀'을 호출하면 된다. [중앙포토]

싱가포르에서 운행 중인 그랩의 셔틀버스. 인원이 많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카카오 택시'를 부르듯 '그랩 셔틀'을 호출하면 된다. [중앙포토]

업계에선 NHN과 모빌리티 서비스의 결합에 긍정적 반응이다. 한게임으로 출발한 NHN은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경험이 풍부하다. 2013년 네이버와 분리된 후 간편결제(페이코), 게임(한게임), 클라우드(토스트), 공연 예매(티켓링크), 여행(여행박사) 등 종합 IT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와 모빌리티 서비스가 결합하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영역으로 플랫폼 확장성이 커진다”며 “택시 호출에서 시작해 음식배달, 간편 결제로 영역을 넓히면서 '동남아 수퍼앱'으로 진화한 그랩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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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예약시 택시도 함께 결제 

NHN이 지난해 7월 선보인 모바일 무인주문결제 서비스 페이코 오더 주문 방법. [사진 NHN]

NHN이 지난해 7월 선보인 모바일 무인주문결제 서비스 페이코 오더 주문 방법. [사진 NHN]

실제 KSTM과 NHN은 현재 전국 2000여 대가 가맹한 마카롱 택시에 간편결제 시스템 ‘페이코’를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이동 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융합해 목적지·소비자 생활패턴 정보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용자 맞춤 서비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 티켓링크·여행박사 등 NHN의 예약 서비스와 이동 서비스의 결합도 검토 중이다. 권오상 KSTM 전략총괄이사는 “공연 예매, 여행 예약 서비스를 모빌리티와 결합하면 중간 중간 이동하는 방법까지 한꺼번에 결정하는 ‘여정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향후 복합쇼핑몰, 편의점, 이커머스, 배달 서비스, 통신업계 등 다양한 분야와 협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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