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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신년회견] "야당에 비중있는 입각 제안했지만 거부하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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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며 “다음 총선이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도 내각에 함께 할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 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협치 내각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한 정세균 국무총리 건의를 수용할 의사가 있나’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세균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할 때 3권 분립 침해라는 정치적 공격이 당연히 있을 걸로 예상했다”면서 “그럼에도 정세균 총리를 발탁한 가장 큰 이유는 늘 대화ㆍ타협ㆍ소통하는 데 역할을 많이 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 사이에서 협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이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도 내각에 함께 할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 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체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 정책 목표에 공감한다면 함께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임기 전반에 여러 차례 보도됐듯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안했다”며 “보도는 안 됐지만 더 비중있는, 협치 상징될만한 그런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의 정치풍토 속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배신자 평가를 받는 걸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헌과 관련해선 “(과거 정부의 개헌 시도가) 무산된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제 개헌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건 국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국회에서 개헌 추진될 경우,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을 향해서는 “국회가 지금처럼 돼서는 안 된다. 말로는 민생경제 어렵다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듯한, 우선은 제대로 일하지 않는 행태는 안될 거라 본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야당 당사를 방문한 일”이라며 “야당이 끊임없이 변해 대화 상대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 속에서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도 합의한 바 있지만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대통령은 잘 했냐고 하신다면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며 “협치의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조금만 마주 손을 잡아준다면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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