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인사 앞두고 檢개혁위 6일 인사개혁안 논의

중앙일보

입력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가 6일 회의에서 검찰 인사개혁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이르면 이날 인사개혁 권고안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르면 6일 발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대규모 검찰 물갈이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개혁위에서 인사 개혁 필요성을 논의하며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복수의 개혁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검찰 인사 권고안은 개혁위 내부에서 가장 중시하는 안건"이라며 "주말에 작성한 초안을 토대로 이날 회의에서 난상 토론을 벌일 것"이라 말했다.

김남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의 모습. [뉴스1]

김남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의 모습. [뉴스1]

"검사 인사 이렇게 바꾸자"

개혁위는 검찰 인사개혁 방안과 관련해 ▶검사 복무 평정 투명화·객관화 ▶검찰의 부적정 사건 처리 등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 강화 ▶반부패수사부(특수부)·공공형사부(공안부) 검사와 형사·공판 검사 간의 평정에 관한 형평성 강화 ▶검사 전담부서 및 사건배당 투명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사 복무 평정은 청렴성과 조직 헌신, 추진력, 기획력 등 7가지 항목을 근거로 비공개 평정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검사는 평정 결과를 4년 단위로 고지받고 의견 제출 기회를 갖는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복무 평정규칙을 개정해 과거보다 더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개혁위 관계자는 "개정된 복무 평정 규칙보다 훨씬 더 투명화하고 규격화된 검사 인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지난해 9월 30일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위원회 발족식에서 이탄희 위원(전 판사)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지난해 9월 30일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위원회 발족식에서 이탄희 위원(전 판사)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전윤경 검사의 논문 

이날 개혁위 논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위원은 현직 부장검사로 개혁위에 참여 중인 전윤경 부장검사(연수원 32기)다.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전 부장검사는 2018년 7월 검찰 인사에 관한 논문 '독립성·객관성·투명성이 보장되는 검사 인사시스템의 모색…'을 발표했을 만큼 검찰 인사개혁의 전문가로 뽑힌다.

전 부장검사는 논문에서 프랑스의 사법관(판사·검사) 인사 시스템을 바탕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검사가 공정한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윤경 부장검사의 검찰 인사개혁 방안 논문 중 일부. 해당 논문은 전 부장검사의 연세대 석사 논문인 ‘독립성·객관성·투명성이 보장되는 검사 인사시스템의 모색 -〈br〉프랑스 사법관의 인사시스템을 모범으로' 중 일부를 재구성해 게재한 것. [중앙포토]

전윤경 부장검사의 검찰 인사개혁 방안 논문 중 일부. 해당 논문은 전 부장검사의 연세대 석사 논문인 ‘독립성·객관성·투명성이 보장되는 검사 인사시스템의 모색 -〈br〉프랑스 사법관의 인사시스템을 모범으로' 중 일부를 재구성해 게재한 것. [중앙포토]

전 부장검사는 구체적으로 ▶법무부 등 정치적 영향력에서 독립된 검찰 인사·승진위원회 설치 ▶잦은 인사이동 횟수 및 검찰 승진단계 축소 ▶검찰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 투명화 ▶검사 평정 결과 전면 공개 및 의견진술 기회 보장 ▶평정항목 세분화 및 구체화 등을 제시했다.

정치적 독립은 빠질 듯 

개혁위에선 전 부장검사 논문에 나온 인사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이후 추 장관과 청와대, 여당이 검찰에 대한 통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전 부장검사의 '검찰의 정치적 독립 방안'은 권고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작다.

지난해 8월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에서도 검찰총장 인사에서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국회와 검찰 구성원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권고안을 냈지만 법무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인사보복이 있다면

검찰 내부에선 젊은 평검사를 중심으로 검찰 인사 개혁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하지만 개혁위 논의에는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한 현직 검사는 "말로 개혁안을 건의하는 것과 실제 실행 사이엔 정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검찰 인사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란 목소리도 있다.

지청장 출신의 변호사는 "정권에 칼을 겨눈 수사팀에 대한 보복이 이뤄진다면 어떤 인사 개혁안을 내놓아도 검사들이 납득하긴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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