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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대모' 평론가 구히서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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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평론가 구희서씨, 그의 칠순을 기념해 연극인들이 헌정공연을 열었던 2008년 모습이다. [중앙포토]

연극평론가 구희서씨, 그의 칠순을 기념해 연극인들이 헌정공연을 열었던 2008년 모습이다. [중앙포토]

 원로 연극평론가 구히서씨가 3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0세.
 고인은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등에서 일하다 1970년 29세 늦깎이로 신문사에 입사했다. 이후 24년 간 한국일보와 일간스포츠 문화부에서 연극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문 기자로 활동하며 필명을 날렸다.
 기자로서 현장을 발로 뛰면서 '저널리즘 연극 비평'을 구축한 것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1994년 신문사 퇴직 이후에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을 지내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평론집 '연극읽기' 3부작을 비롯해 다양한 저작을 남겼다. '아일랜드''황금연못'등 해외 희곡을 번역하고 '왕자호동' 등 연극·무용 대본을 여러 편 썼다. 그가 번역한 책 중에는 70년대 출간된 『맨발의 이사도라:나의 예술과 사랑』과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도 있다.
 2008년에는 그의 칠순을 기념해 연극인들이 그가 번역한 '쿠쿠박사의 정원'을 헌정공연으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임영웅 연출가는 그를 두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부지런한 평론가"라며 "많은 평론가가 작품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데 비해 구씨는 만드는 이들의 고충과 수고스러움을 먼저 헤아리고 보살폈다. 따뜻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월 2일 오전 9시.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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