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 “20대 국회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볼썽사나운 모습 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0대 국회는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30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20대 국회는) 역대 최저의 법안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민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월 30만원 지원하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수혜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예산은 통과되었지만 입법이 안 되고 있어서 제때에 지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득 하위 40% 노인까지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내용 등의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장애인연금 30만원을 받는 대상을 차상위계층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장애인연금법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되었는데도 마냥 입법이 미뤄지고 있는 청년기본법, 소상공인기본법, 벤처투자촉진법 등 민생법안도 국민의 삶과 경제에 직결되는, 시급성을 다투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 법안은 여야가 처리에 합의했지만,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논의가 안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간곡히 요청 드린다”며 “진정으로 민생과 경제를 걱정한다면 민생·경제 법안만큼은 별도로 다루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 한 해”였다고 2019년을 정리했다. 특히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공정성 시비와 함께 검찰 개혁 요구로 분출됐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맺을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성향의 군소 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시도한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에 대해 “일년 내내 국민을 편가르고 민생을 방치해 둔 대통령이 한해를 마무리하며 결국 생각해 낸 것이 국회 탓 야당 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올해 마무리마저 날벼락 같은 자화자찬과 남탓으로 연명한 문재인 정권, 반드시 국민들께서 심판의 철퇴를 내리실 것”이라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