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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생산·소비·투자 반등에도…‘부진의 늪’ 빠진 제조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반등했다. 10월엔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하며 올해 2% 성장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지난달은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 생산능력은 16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 실적도 부진해 완연한 회복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반등

산업활동동향 증감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산업활동동향 증감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4% 상승한 108.4(계절조정)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 상승한 모습이다. 자동차(-7.5%), 금속가공(-6.5%) 등 광공업 생산이 0.5% 줄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1.4% 늘어난 영향이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3% 증가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겨울 의복 등의 판매가 5.6% 늘었고, 현대차 그랜저 등 신차 출시로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 판매 증가(3.4%)도 한몫을 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쇼핑 할인행사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증가에 모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해석했다. 소매 판매가 계속 부진(2개월 연속 감소)했기 때문에 생긴 기저효과가 증가율을 밀어 올린 측면도 크다.

투자는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변동성이 큰 항공기 일평균 수입액이 2420만 달러(281억원)로 지난달(690만 달러)보다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운송장비 투자가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생산능력 16개월째 감소…역대 최장

그러나 제조업과 건설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 아래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 동월보다 2% 감소했다. 지난해 8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세로 역대 최장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보다 1.5%포인트 떨어진 71.8%를 기록해 올해 3월 이후 최저였다.

그나마 생산된 제조업 관련 제품도 재고로 쌓이고 있다. 제조업 재고는 전년 동월보다 2.9% 증가하며 2년 4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전체 출하량과 비교해 재고가 얼마나 쌓였는지 나타내는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6.3%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늘었다. 1998년 이후 최고치를 찍은 지난 5월(117.9%) 이후 가장 높다. 생산량보다 물건이 덜 팔리고 있다는 얘기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계절조정)은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지난달 인천·용현·학익 1블럭도시개발사업 등 투자로 반짝 증가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떨어지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 투자가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미약하고 건설기성이 마이너스를 보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했다”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째 상승해 향후 경제 상황의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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