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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린자 잊으면 「참 예배」못해"|열강들 군비경쟁 중단이 최우선 과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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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해방신학은 요즈음에 와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가 인간으로 와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하려한 것이 바로 해방의 정신입니다.』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일 내한한 브라질의 헬더 카마라대주교(80)는 공항귀빈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방신학은 사랑을 가지고 모든 사람을 안으려고 하는 정신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방신학의 기수로서 남미의 군사독재에 항거한 카마라주교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브라질이나 세계 어느 곳이라도 인권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고 말해 한국·브라질에서의 인권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한 사람, 억눌리는 사람을 잊어버리고 하느님을 모시는 것은 참 예배가 아니다』라고 말해 교회가 그들의 편에 서서 일해야 함을 강조했다.
「세계는 하나이고 온 인류는 한 가족」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 카마라주교는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 가운데 가장 시급히 시정해야 할 것으로 군비경쟁에 나서고 있는 현실을 꼽았다
그는 군비경쟁은 중단되어야 하며 그렇게 될 때 이 지상의 온갖 비참한 생활상을 없앨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수가 이 땅에 오신지 2000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를 앞두고 서울에서 예수그리스도의 뜻을 좀더 깊이 새기고 보다 적극적이고 희망찬 삶을 향한 세계성체대회를 열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세계정체대회에 참가하면서 성체의 참뜻인 사랑과 평등과 평화의 정신을 되살리는 메시지를 갖고 왔습니다.』 카마라대주교는 성체대회 첫날 오전 10시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평화의 날 행사에서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참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한다.<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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