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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목욕탕·모스크까지…총 무게 1만2063t 고대 유적 옮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고대 무덤 ‘제넬 베이 툼(Zeynel Bey Tomb)’을 옮기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고대 무덤 ‘제넬 베이 툼(Zeynel Bey Tomb)’을 옮기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총 무게 1만2063t에 달하는 터키 고대유적이 최근 이사를 마쳤다. CJ대한통운 자매사인 중동지역 물류회사 CJ ICM은 터키 고대유적 23개를 안전한 장소로 이전하는 ‘하산 케이프 프로젝트(Hasankeyf Project)’를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문화유적 이송 프로젝트는 터키 남동부의 하산 케이프 지역이 일리수 댐(Ilisu Dam) 건설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하면서 지난 2017년 5월 시작됐다. 이 지역의 고대 유적을 4.7㎞ 떨어진 문화공원으로 옮기는 데 2년 6개월이 넘게 걸렸다.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15세기 유적 ‘엘 리스크 모스크(Er-Rizk Mosque)’를 옮기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15세기 유적 ‘엘 리스크 모스크(Er-Rizk Mosque)’를 옮기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화재를 해체하지 않고 통째로 옮긴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매우 무거운 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장비 모듈 트랜스포터(SPMT)가 최대 88대까지 투입됐다. 초저속 운송 과정에서 무게 중심을 맞추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기술도 적용됐다.

운송된 유적들은 오랜 역사만큼 무게도 엄청나다. 5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고대 무덤 ‘제넬 베이 툼(Zeynel Bey Tomb)’은 1150t이고, 800년 전 터키에서 사용됐던 목욕탕 ‘아르투클루베스(Artuklu Bath)’는 1500t이다.

그 중에도 운송 난이도 최고로 꼽힌 유적은 ‘키즐라 모스크(Kizlar Mosque)’다. 600살도 넘은 이 모스크의 무게는 2350t에 달한다. CJ 측은 지난 23일 1700t짜리 15세기 유적 ‘엘 리스크 모스크(Er-Rizk Mosque)’ 운송을 끝으로 프로젝트를 마쳤다.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터키 목욕탕 ‘아르투클루 베스(Artuklu Bath)‘를 옮기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터키 목욕탕 ‘아르투클루 베스(Artuklu Bath)‘를 옮기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두바이에 본사를 둔 CJ ICM은 지난 2017년 인수합병(M&A)을 통해 CJ대한통운에 편입됐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중동·중앙아시아 지역의 매우 무거운 화물과 프로젝트 물류 1위 기업이다. 올해 초에는 중국에서 출발한 1763t의 천연가스·합성석유 플랜트 기자재를 우즈베키스탄까지 1만7656㎞에 걸쳐 운송한 바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관계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물류란

플랜트, 산업단지 등 대규모 공사에 필요한 모든 중량 화물 및 기자재를 현장으로 공급하는 업무를 말한다. 날씨나 국가별 정책, 문화, 도로 및 운송로 사정 등 변수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 물류 담당 기업은 건설자재뿐 아니라 장비 운송까지 맡는 경우가 많다. 운송비 원가계산부터 원자재 및 부품 포장, 적기 운송, 해당 지역 관청과 협력 등 업무의 범위가 넓어 물류의 종합예술로도 불린다. 대형 석유화학, 시추, 선박 블록, 조선 기자재, 강교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중량물 화물이 많아 고도의 물류기술과 노하우를 갖춰야 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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