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7%는 학업도, 일도 않는 '니트족'…대부분 취업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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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있는 취업준비생. [중앙포토]

도서관에 있는 취업준비생. [중앙포토]

'니트(NEET)'. 학업과 일을 하지 않고, 훈련도 받지 않는 젊은 층을 말하는 용어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청년 정책의 가장 주된 대상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15~29세 청년 6명 중 1명이 니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니트족은 취업 준비 중인 경우가 제일 많았고, 돈을 많이 주는 일자리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했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은 5일 '청년정책포럼'을 열고 니트 현황과 정책 방안 연구 결과 등을 공개했다.

청소년정책연구원 포럼 열고 연구 결과 공개 #고학력 니트 많아, 3명 중 2명 '취준생' 분류 #1년 이상 장기 니트도 35%, 취업이 최대 고민 #안정적 회사 선호, '창업 확대' 정책 많이 원해

연구원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15~29세 청년 중 니트 상태는 16.6%로 추정됐다. 남성은 16.4%, 여성은 16.9%로 큰 차이가 없었다. 교육수준별로는 전문대가 20.4%로 가장 많았고 대학교(17.7%)가 그다음이었다. 이는 고교 이하 니트 비율이 높은 외국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대부분 학생인 15~19세의 니트 비율은 4% 수준으로 매우 낮았지만, 20대 니트 비율은 20%를 훌쩍 넘겼다.

15~29세 청년 니트(NEET) 들여다보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5~29세 청년 니트(NEET) 들여다보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청년 니트족 3명 중 2명(67.6%)은 취업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취준생’이라는 의미다. 육아ㆍ돌봄ㆍ가사를 하고 있다는 비율은 12.9%, 그냥 쉬고 있다는 ‘구직 포기’도 8.1%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니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상당수다. 니트족 가운데 1년 이상 니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힌 비율은 3명 중 1명(34.8%)꼴이었다. 1개월 미만(7.3%)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많다. 이러한 장기 니트는 여성과 비수도권 거주자, 대학 재학 미만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일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니트족에게 취업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봤을 때는 ‘기술ㆍ자격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41.9%로 최다였다. 보육ㆍ육아 39.1%, 자신감 결여 37.6%의 순이었다.

니트족의 최대 고민은 역시 당면한 과제인 '취업'이었다. 주된 고민거리 한 가지를 택하라고 하자 절반 가까운 44.5%가 취업을 꼽았다. 경제적 어려움은 21.7%, 특별한 고민거리가 없다는 응답은 16.7%로 나왔다. 정신적·신체적 건강 문제를 꼽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을 찾은 청년 구직자가 안내 팸플릿을 보고 있다. [뉴스1]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을 찾은 청년 구직자가 안내 팸플릿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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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미래의 직장도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로 ‘안정적 회사’(36.6%)가 첫손에 꼽혔다. 급여가 높은 회사(17.6%), 직무가 적성에 맞는 회사(15.9%)라는 응답을 합친 것보다 많은 비율이다. 이러한 경향은 일반 청년들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 안정적 회사를 선호한다는 비율은 니트족에서 36.6%인 반면 일반 청년은 28.3%로 낮았다. 반대로 급여가 높은 회사를 원하는 비율은 일반 청년(21.5%)이 니트족(17.6%)보다 높게 나왔다.

청년 니트족이 정부에 원하는 노동 정책은 뭘까. 창업ㆍ창직 확대가 21.3%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일반적인 취업 지원보다 창업을 활성화해주길 바란다는 의미다.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19.7%)도 두 번째로 많이 꼽혔다. 최근 많은 청년이 선호하는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17.1%)는 세 번째였다. 다만 민간 대기업 일자리 확대라는 응답은 니트족에서 13.2%에 그쳤지만, 일반 청년은 21.1%로 차이를 보였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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