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선거전 오해받지 않기 위해 김기현 시장 조사안했다"

중앙일보

입력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3일 “선거를 앞두고 오해받지 않기 위해 김기현 울산시장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3일 유시민 알릴레오 출연 #"망신주기 수사할 수 있었지만 한번도 조사안해" #"첩보 수사는 김기현 시장 비서실장 건이 유일" #"검찰수사 저의 의심…특검으로 밝혔으면 좋겠다" #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황 청장은 이날 오후 6시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기현 시장에 나쁜 영향을 주고자 마음먹었으면 망신주기 수사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참고인 신분으로도 오라고 한 번도 안 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김기현 시장이 몸통이어서 피의자로 조사할 수 있었다”라며 “그런데도 김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비분강개하는 모습을 보고 배은망덕하다고 생각했다”라고도 했다.

황 청장은 “울산시장 관련 사건 놓고 검찰이나 일부 언론이 ‘청와대 하명 사건’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 같다”며 “검찰 수사 저의가 의심스러우니 특검으로 밝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검찰과 언론이 억지로 하명수사니 선거개입이니 하는 식으로 결론을 정해놓고 다루고 있다”며 “국가기관이나 언론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황 청장은 “첩보로 수사한 것은 김기현 비서실장 관련 사건 한 건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12월 29일 경찰청에서 울산경찰청으로 첩보를 이첩한 적이 있었다”며 “첩보내용은 ‘김 시장 비서실장이 여러 종류의 비리를 저질렀다.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면서 시장이 직접 하기 어려운 그런 일을 챙겨주는 역할을 했다. 과거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람 봐준다든지, 승진 인사 관련 돈 받았다든지, 산하기관서 돈 받았다든지 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청장은 “첩보가 청와대에서 온 거 같다는 것은 머릿속에 없고, 상식적으로 알 수도 없었다”며 “비서실장 관련된 일만 기억나며, 첩보를 갖고 수사한 것은 그게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첩보의 생산자는 알려고 안 하고, (첩보 생산지를 물어보면) 수사의 ABC를 모르는 사람이다. 첩보 생산자를 알면 선입견을 갖게 되고 첩보의 신빙성만 보면 된다”라고도 했다.

그는 “울산청장으로 부임해보니 건설업자가 아파트 건축과정에서 울산시 북구청 공무원들이 인허가 관련해서 비리를 저질러 수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직원에게 받았다”며 “공무원 불법의 배경에는 김기현 시장이 있고, 그 대리인은 시장 동생이라는 고발이 있었다. 시장 동생이 건설업자에게 30억원을 받기로 한 문건이 있다는 정보들 듣고 수사팀에 물었더니 뒤늦게 있다고 보고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수사도 지지부진하고 의욕이 없다고 보고 수사팀을 교체하고 인력을 2배로 늘렸다”며 “아파트 건설 비리 수사 노하우가 있는 한 명은 추천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황 청장은 “허위보도를 갖고 물으면 화가 난다. 대표적인 게 장어집서 송철호 현 시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 없다. 자유한국당 인사들이 그런 말을 만들어 내는데 이미 다 걸러진 이야기다”라고 했다. 그는 “2017년 9월께 울산지역 기관장 등에 부임 인사를 다녔다. 야당 인사도 두루 만나 식사도 했다. 울산지역에서 대표적인 여권 인사라는 분이 송철호 변호사라고 해서 만났다”고 했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쓴 책. 황 청장은 오는 9일 북 콘서트를 연다. [중앙포토]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쓴 책. 황 청장은 오는 9일 북 콘서트를 연다. [중앙포토]

황 청장은 “당시 송철호 변호사를 한정식집에서 만나 검찰개혁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고, 다시 그해 크리스마스 연휴에 송철호 변호사를 삼계탕집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송철호 변호사를 만난 건 이렇게 딱 2번”이라고 주장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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