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54년 훈련 중 실제 원자탄 투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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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AP· 타스=연합】소련은 방사능 오염지역에서의 전투력을 시험하기 위해 지난 54년 남부 우랄지역에서 실시된 군사훈련 중 실제 핵 폭탄을 폭발시켰다고 군 기관지 적성이 29일 보도했다.
당시 소련관영 타스통신은 핵실험이 실시됐다고 보도했으나 이 실험에 군 병력이 참가했다는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적성은 핵폭발 효과를 조사하고 방사능에 오염된 전장에서의 작전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지난 54년9월14일 실시된 군사훈련 중 비행기에서 실제 원자폭탄을 투하, 폭발시켰다고 전하고 실험당시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병사들이 방사능에 오염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적성은 이어 방사능 및 낙진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자폭탄은 비행기에서 투하된 뒤 지상3백∼5백m 상공에서 폭발됐다고 말했다.
적성은 독자들의 문의에 대해 답변형식으로 이 같은 기사를 실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소 관리들이 이제까지 비밀이었던 사항을 공개할 때 종종 사용하던 방법이다.
이 신문은 핵폭발이 있은 후 땅위의 표지판 등도 사라졌을 뿐 아니라 실험지역 자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고 말하고 핵폭발 시 병력들이 대피할 참호와 2중문을 갖춘 벙커가 준비됐으며 실험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우선 고려 대상은 병사들의 안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적성은 이어 실험에 참가한 사범들에게는 가스 마스크· 특수 복이 지급됐으며 폭발장소 부근에는 방사능 오염 제거 시설이 마련됐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 훈련이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 가 군사동맹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등 냉전시대에 실시됐으며 당시는 군대의 전투태세와 국가의 방위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조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시기였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당시 불가닌 국방부 장관은 이 훈련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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