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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켈리 이어 린드블럼, KBO 역수출 신화 쓸까

중앙일보

입력

올해 KBO리그 최고의 별이 된 조쉬 린드블럼(32)이 '역수출 신화'를 쓸 수 있을까.

투수 조쉬 린드블럼. [뉴스1]

투수 조쉬 린드블럼. [뉴스1]

두산 베어스에서 최근 2시즌을 뛴 린드블럼은 올해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현지 야구 관계자들도 린드블럼의 MLB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시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린드블럼도 다시 MLB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눈치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린드블럼이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 가겠다고 했다. 계속 함께하고 싶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두산 구단은 린드블럼에게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 린드블럼은 지난 21일 요르단으로 의료봉사를 떠나 내년 거취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2011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에서 2014년까지 4시즌 동안 110경기에 등판해 5승 8패 1세이브를 올렸다. 2012년에는 다저스와 필라델피아에서 74경기에 나와 22홀드, 1세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지만 이듬해부터는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지난 2017년 5월 빅리그에서 만난 다저스 투수 클레이턴 커쇼(왼쪽)와 피츠버그 투수 조쉬 린드블럼. 린드블럼은 2011~2012년 다저스에서 뛰었다. [사진 LA 다저스 포토블로그]

지난 2017년 5월 빅리그에서 만난 다저스 투수 클레이턴 커쇼(왼쪽)와 피츠버그 투수 조쉬 린드블럼. 린드블럼은 2011~2012년 다저스에서 뛰었다. [사진 LA 다저스 포토블로그]

이후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2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올리면서 한국에서 계속 뛸 생각이었다. 그러나 2017년에 막내 딸 먼로의 심장병으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고, 5월에 빅리그로 콜업돼 불펜 역할을 맡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린드블럼은 딸의 건강이 좋아지면서 2017년 후반기에 롯데로 돌아왔다. 12경기에 나와 5승 3패,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2018년 두산에 영입됐다. 린드블럼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했지만, 올해는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이뤘다.

아울러 최우수선수(MVP) 상까지 받았다. 린드블럼은 올해 30경기에 등판해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올렸다. 다승과 승률(0.870), 탈삼진(189개) 1위에 오르며 투수 부문 3관왕을 차지했다. 야구 인생 중 최고의 한해라고 여길 만하다.

앞서 2번의 빅리그 도전은 마무리가 썩 좋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기를 쓴 외국인 선수들이 MLB 문을 두드려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해 밀워키에서 뛴 에릭 테임즈. [AP=연합뉴스]

올해 밀워키에서 뛴 에릭 테임즈. [AP=연합뉴스]

역수출 성공 1호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33)는 NC 다이노스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뛰었다. 홈런왕(2016)이 됐고, MVP(2015)도 수상했다.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6년 11월 밀워키와 계약 기간 3+1년, 최대 2450만 달러(약 284억원)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복귀했다.

빅리그 복귀 첫 해였던 2017년에는 138경기에 나와 타율 0.247, 31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올해는 149경기에서 타율 0.247, 25홈런, 61타점 등을 기록했다. 비록 밀워키가 내년에 테임즈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지만, 테임즈는 KBO리그에서 역수출돼 성공한 선수로 기록됐다.

애리조나 투수 메릴 켈리. [AP=연합뉴스]

애리조나 투수 메릴 켈리. [AP=연합뉴스]

KBO리그가 키운 메릴 켈리(31)도 역수출 성공 선수다. 올해 빅리그에 가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8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면서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한 켈리는 빅리그 경험이 전무했다.

그러나 4년간 꾸준히 성장해 KBO리그에서 119경기에서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고, 지난해 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 달러(약 66억원) 계약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올해 애리조나 5선발로서 입지를 다져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았다. 린드블럼도 테임즈나 켈리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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