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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구하라 추모…"여성의 절박한 외침 사법부가 응답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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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숨진 채로 발견된 가수 고 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놓인 영정. 사진공동취재단

24일 숨진 채로 발견된 가수 고 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놓인 영정. 사진공동취재단

걸그룹 '카라'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구하라(28)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추모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치권은 "연예인들의 잇따른 비극적 죽음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에 사법부가 가장 먼저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25일 논평을 내고 "구하라는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다. 사건 직후 지난해 9월 구하라에 대한 응원과 지지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반대로 피해 영상을 찾아보려는 시도도 잦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피해자에 대한 쏟아지는 악플과 범죄 영상을 찾아보려는 공범자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결국 가해자는 불법촬영범죄에 한해 무죄를 받았고 결국 우리 사회는 또 한명의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의 안타까운 삶을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강신업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연예인의 잇따른 비극적 죽음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 연예인을 소비와 유희의 대상으로만 삼았던 것은 아닌지 철저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연예인의 비극적 죽음은 연예인을 선망하는 아이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서 찾아야 하는 의미는 자못 크다"라고 밝혔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에 사법부가 가장 먼저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과 불법촬영 피해를 입고,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피해 사실이 대중에 여과 없이 알려지며 2차피해를 입었던 고인의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면, '아직 살아남은' 여성들은 가슴 깊이 비통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에, 가장 먼저 응답해야 할 곳은 바로 사법부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근절되려면,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2차 피해를 걱정하지 않고도 피해를 고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도 이날 구하라를 추모하며 "아름다운 청춘들의 비극이 슬프지 않나"라며 "악플이 겪어봐야만 아는 생지옥이라 강변하기도 처참하다"고 적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하라가 지난 24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가사도우미에 의해 발견됐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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