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서 오신 손님" 중·소 동포 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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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민족 체전에 참가한 중국과 소련 동포들은 대회본부 측으로부터 일거수 일투족 VIP대접.
중국과 소련 동포들은 자유진영의 동포들과 달리 손목시계·TV·카메라에서부터 비누·타월까지 이들에게는 거금이라 할 약1백30만원 어치의 각종 선물을 받기도.
또 소련 동포들은 대회본부 측에 쇼핑·여비 조로 2백 달러씩을 받았는가 하면 중국동포와 함께 29일 오후에는 일반가정에도 초대되는 등 오기 힘든 나라에서 온「가족」답게 특대.
○…당초 시범 경기로만 열릴 예정이던 장기· 바둑경기가 의의로 출전선수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눈길.
8개국이 출전한 바둑과 10개국이 출전한 장기경기는 출전 선수들이『삼세번은 우리의 고유한 전통양식 이었다』면서『토너먼트 방식으로 되어있는 경기방식을 한번이라도 더 둘수 있는 리그전과 라운드로 빈 방식으로 바꾸어달라』고 요청, 추진본부 측이 급히 경기방식을 바꾸기도.
○…소련동포 1백4명과 중국동포 1백35명이 29일 밤 한국인 가정에 초대돼 한 핏줄의 훈훈한 정을 나눈다.
중국 동포들은 김용모(김용모·볼링 협회회장), 허신구(허신구·조정 협회회장), 최만립 (최만립·체육회 부위원장), 박정기(박정기·육상 연맹회장)씨 등 체육계·관계·경제계인사 71명의 초청을 받은 데 이어 소련 동포들도 정성태(정성태·서울대 교수), 박용성(박용성· 유도 협회회장), 이동찬(이동찬· KOC상임위원)씨 등 44명의 초청을 받고 방문예정.
이들 초청인사 가운데에는 중소동포들을 함께 초청한 경우도 있어 중소동포가 한자리에서 상봉할 듯.
○…해외 동포들이 경기를 벌이고 있는 각 경기장에는 동포들이 자기 팀보다는 상대팀을 더욱 열렬히 응원, 흐뭇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27일 호주와 축구경기를 벌인 브라질 동포 팀의 임원·선수들은 상대팀을 오히려 응원,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동포 강태현씨(강태현·40) 가 27일 잠실 주 경기장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축구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쳐 입원하는 바람에 첫 보험수혜자 1호를 마크.
강씨는 대회본부 측이 일괄 가입한 보험혜택에 따라 상해보험료 3백만원 을 지급 받게 됐다.
○…사할린 동포 강복기씨(75)는 50년만에 다시 만난 부인 정정자씨(75)와 아들 선덕(57)성훈(54)씨, 동생 원기(60)·일기(58)씨 등 일가족 30여명과 함께 27일 오전 고향인 경기도 화성군 정남면 덕절리 부친의 묘를 찾아 반세기나 늦은 귀국인사.
지난39년 25세의 나이로 부인 정씨와 어린 3남매를 두고 사할린으로 징용돼 떠났던 강씨는 조국에 다시 갈 수 있다는 믿음하나로 소련국적도 포기하고 재혼도 하지 않은 채 50년간 외로운 삶을 살아온 것. 강씨는『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만나기 위해 혼자 고생해온 부인 등을 만났으니 이젠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해 주위의 안타까운 눈물을 자아냈다.
○…54년만에 조국을 찾은 필리핀 동포 장대길씨(82)는 28일 오후 딸 장성숙씨(60)와 4O년만에 극적 상봉.
지난 35년 혈혈단신으로 필리핀에 간 장씨는 그 동안 딸과 소식이 끊겼다가 이번에 딸을 수소문, 상봉하게 된 것.
○…세계 한민족체육대회에 참석중인 소련 동포선수단 일원 이문일 씨(77)가 김일성 훈장을 달고 자랑하며 다닌다는 보도가 나간 28일 오후 소련 선수단이 묵고있는 서울 잠실동 롯데 호텔로『이씨를 즉각 출국시키지 않으면 호텔을 폭파시키겠다』는 수십 통의 협박전화가 걸려와 한때 소동.
이씨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자 자신이 달고 다닌 훈장약장은『제2차 세계대전 말 대 일전 에 참전한 공로로 소련 정부로부터 받은 것』이라며『6·25당시 인민군 정치군관으로 낙동강 전투에 참전한 공로로 김일성으로부터 받았다는 일부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
○…세계 한민족체전 경기시작 2일 째인 28일은 전형적인 한국의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88 놀이마당에서 민속경기인 그네뛰기와 널뛰기가 벌어지고 흥겨운 사물놀이가 펼쳐지는 등 본격적인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벌어진 10개 종목경기에서 올림픽 우승 국답게 소련은 축구·복싱·유도 등 전 종목에서 압도적인 강세로 금메달 14개를 차지, 2위 일본(금4)을 멀찍이 따돌리고 독주하고 있다.
◇메달집계(28일 현재)
▲소련(금14 은2 동2) ▲일본(금4 은4 동3) ▲미국(금2 은3) ▲호주 금1 동2) ▲스페인(금1) ▲사이판(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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