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란 핵시설 공격 상정… 미 공군, 호주서 폭격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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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 소속 B-1.B-2.B-52 폭격기들이 이번 주 호주에서 북한과 이란 등의 핵.미사일 시설 정밀공격을 상정한 폭격훈련을 실시한다고 호주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호주의 ABC방송과 일간지 디에이지는 폭격기들이 태평양의 괌 기지를 이륙해 호주 북부에서 정밀 조준 폭격훈련을 한 뒤 귀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폭격기들은 공중급유를 받으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훈련도 하게 된다. 미국과 호주는 지난해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 공군의 호주 내 폭격훈련에 합의했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래 북한 핵위기 등에 대비해 괌에 장거리 폭격기 24대를 배치해 왔다.

디에이지는 안보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폭격훈련은 북한과 이란 등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 나라를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훈련이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호주 외교부 고문을 지낸 필립 돌링 박사는 "이 훈련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을 직접 겨냥해 실시하는 것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브렌던 넬슨 호주 국방장관은 "호주가 동맹국과 협력해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등 새로운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호주 국립대학 전략정책연구소의 휴 화이트 소장은 "이번 훈련은 괌의 공군력 증강을 포함한 미군의 아시아 지역 전력 증강에 맞춘 기동훈련"이라며 "미국이 괌에 보다 많은 전력을 배치해 놓을수록 북한이나 중국의 급변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원기 기자

*** 바로잡습니다

7월 25일자 3면 '미 공군, 호주서 폭격 훈련'그래픽 중 괌~호주 북부(1만5000㎞), 괌~북한(1만1000㎞) 거리를 각각 3200㎞, 3400㎞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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