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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생 중간에 앉힌 변혁 신당 회의···여의도 세대교체 바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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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는 '속 빈 강정'입니다 .”(김현동 위원)

“진짜 ‘청년 팔이’아닌지 확인하겠습니다.”(오세림 위원)

권은희 (오른쪽)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1999년생으로 최연소 기획위원인 김현동 위원. [뉴시스]

권은희 (오른쪽)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1999년생으로 최연소 기획위원인 김현동 위원. [뉴시스]

17일 국회에서 열린 첫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회의에서 기획위원들은 정치의 세대교체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권은희‧유의동 공동단장을 비롯해 1980~90년대생으로 이뤄진 기획위원들 7명 가운데 5명(김지나‧김현동‧오세림‧이기인‧주이삭)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기획위원 중 최연소인 김현동 의원이 중심에 앉고, 현역 의원인 권은희‧유의동 의원이 양쪽 끝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은 1999년생으로, 앞서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을 지내며 20대 남성에 대해 “게임도 하고 축구도 봐야 하는데, 모든 면에서 여성보다 불리하다(고 생각할 것)” 이라 발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청년의 아우성을 철없는 질투 따위와 같은 선상에 놓지 말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유 이사장은 1959년생이다.

김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도 “청년 정치는 그동안 ‘청년대변인’처럼 온갖 ‘청년’ 글자를 붙인 단체를 만들어서 기사에 사진 하나 나오는 거로 대신 됐다. 속 빈 강정”이라며 “청년들은 무엇이 우리 시대 정신인지 묻고 있다. 그에 답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세림 기획위원은 “얼마 전 기획위원을 맡아달란 연락이 왔을 때,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 또 청년 팔이 하는구나’ 생각했다”며 “진짜 청년 팔이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의동 의원도 “한국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가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등록인구 기준 20~40대 인구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6.3%인데, 현재 국회의원 295명 중 40대 이하 의원은 저를 포함해 21명, 비율로는 7.1%에 불과하다. 완벽한 비대칭이고 불균형”이라면서다. 권은희 의원도 “기획위원들은 선거철만 되면 때맞춰 영입되는 그런 분들이 아니고, 그동안 바른미래당이 운영해온 청년 위한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분들”이라며 “진정한 세대교체, 공정과 상식으로 나아가는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보수통합을 주장해 온 자유한국당에선 영남 3선 의원인 김세연 의원이 “당을 공식 해체하고, 총사퇴하자”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변혁과의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불출마 결심과)전혀 별개”라면서도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혁 신당기획단 비공개회의에서도 해당 사안이 화두에 올랐다고 한다. 한 기획위원은 “우리 회의 시간과 기자회견이 겹쳐서 내용을 같이 유심히 봤다. 인상 깊었다”면서도 “한국당에서 과연 얼마나 그 요구를 받아들이고 기득권을 내려놓겠느냐. 우리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의 불출마로 한국당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면 변혁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혁의 대표를 맡았던 유승민 의원은 통합의 3대 조건 중 마지막 조건으로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고 제안해왔다. 한 변혁 의원은 “김 의원의 불출마로 한국당에서 파격적인 혁신 에너지가 형성됐다. 이 에너지가 향후 변혁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얼마나 그 요구를 수용하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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