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트럼프, 미치광이 전략으로 대북문제 다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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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문제를 다루면서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유엔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12일(현지 시각)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 '외람된 말씀이지만(With all due respect)'에서 "지난 2017년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위해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북한에게 전하게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이 날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미치광이 전략은 리처드 닉슨 정부 시절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고안한 개념으로,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인식하게 해 협상을 유리하게 유도하는 전략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지난 2017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앞서 북한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을 발사했고, 유엔 안보리는 그해 12월 역대 최고 강도의 대북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결의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인 발언이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사실 나로서는 '최대의 압박' 전략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회고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족을 포함해 자신의 정적을 숙청함으로써 권력을 공고히 했다"며 "김 위원장이 집권 초반 6년 동안 처형한 숫자가 300명을 훨씬 넘는다"며 북한의 인권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다.

또 "북한은 체제 비판을 하거나 금지된 책이나 언론을 볼 경우 강제 수용소로 보내 고문을 하거나 굶겨 죽이고, 또 죽을 때까지 노동을 시킨다"며 수용소에서는 강제 낙태를 시키거나 출산한 아이는 살해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미국에 송환된 지 6일 만에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웜비어의 귀환을 강하게 요구해 성사됐지만, 웜비어는 결국 사망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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