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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개업에 돈 좀 썼다, 어떻게 하면 빨리 이익 낼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23)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모든 관리업무를 계수감각에 의해 파악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관리업무의 결과는 숫자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얼마나 벌었나 하는 것은 얼마나 고객을 만족하게 했는가 하는 것인데, 매출과 이익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숫자에만 얽매여 인간다움이 없는 경영자의 모습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종업원을 생각하는 경영자라면 어떻게든 종업원의 급료를 올려주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노동시간이나 노동일수도 줄여주고 노동환경도 개선해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매출이 늘어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 한 경영자는 대우개선을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올바른 경영자의 식당과 그렇지 않은 경영자가 운영하는 식당은 매출 차이가 40%가 난다. [사진 pxhere]

올바른 경영자의 식당과 그렇지 않은 경영자가 운영하는 식당은 매출 차이가 40%가 난다. [사진 pxhere]

일반적으로 식당의 매출은 경영자의 능력에 따라서 10~20%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것은 필자의 현장 경험에서도 틀리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 정도의 차이면 이론상으로는 올바른 경영자의 식당과 그렇지 않은 경영자가 운영하는 식당은 매출 차이가 40%가 난다. 이익의 차이는 더 크다.

그러나 현실에는 계수관리는 어렵고 서툴다며 꽁무니를 빼는 경영자가 많다. 그것을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결국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필요한 계산은 가감승제(+-×÷)다. 처음에는 시작하기 어려워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누구라도 할 수 있게 된다. 웨이터의 일과 마찬가지로 반복 연습이 중요하다.

계수감각을 키우면 종업원 관리와 같이 직접 숫자와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해서도 관리 정도가 훨씬 높아진다. 사물을 분석하고 합리적 판단을 한 뒤 적확한 답안이나 대책을 끌어내려고 하는 논리적인 사고가 몸에 갖춰지기 때문이다.

이익에 관한 2개의 식

경영자의 최종책임은 이익목표의 달성인데 이 이익에 대한 사고방식은 다음 2개의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① 매출 - 비용 = 이익
② 이익 = 매출 - 비용

언뜻 보면 아무 차이도 없는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등식의 우변과 좌변을 바꿔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보면 이 2개의 식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①의 사고방식은 한마디로 말하면 이익이란 ‘매출에서 재료비, 그리고 기타 경비를 제한 나머지’다. 소위 ‘결과 중시’로 전형적인 견실치 못한 장사 감각이다. 한편 ②에는 목표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출은 얼마가 필요하고 경비는 얼마나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예측이 있다. 이 예측을 계수적인 시점에서 갖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다.

경영은 지출과 수입의 반복이다. 거기서 확실하게 이익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매출을 크게 하는 노력과 원가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기서 이번에 새로 개업하는 식당의 경영자가 된다고 가정하고 식당의 원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식당을 개점하기 위해서는 식당의 보증금과 내장 공사비, 제반설비 등의 비용이 든다. 그리고 영업을 개시하면 재료비, 인건비, 수도광열비 등의 비용 외에 개업비용으로 조달한 차입금의 원금 상환분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익은 이것의 지출을 초과하는 금액의 매출이 있어야 비로소 확보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원가의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영은 지출과 수입의 반복이다. 거기서 확실하게 이익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매출을 크게 하는 노력과 원가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pxhere]

경영은 지출과 수입의 반복이다. 거기서 확실하게 이익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매출을 크게 하는 노력과 원가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pxhere]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비용은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뉜다. 고정비란 글자 그대로 매출의 증감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필요하고, 가령 매출이 ‘0’이라 해도 영업하고 있는 한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비용이다. 대부분 식당에서 대표적인 고정비는 인건비와 임차료다. 인건비는 규정에 정해져 있는 범위 내에서 휴일이 있어도 그 일수와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임차료도 영업일수·시간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따라서 매출이 여의치 않을 때 고정비용은 꽤 큰 경비 부담이 된다. 또 큰 고정비 중에 감가상각비가 있다. 감가상각비란 식당의 설비에 필요한 비용을 법정의 내용연수에 준해 매년 비용으로 떨어져 나가는 비용이다. 내장과 설비는 몇 년에 걸쳐 사용이 가능한 고정자산이다. 그것을 사용해 몇 년에 걸쳐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내장공사와 기기를 구입한 해에 한 번에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사용기간(내용연수)으로 나눠 처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부상에는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지만 타 비용처럼 실제로 돈이 지출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고정자산의 취득 시에 돈은 지급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기업에 내부 유보된 돈이라고 하는 것이 된다. 실제로는 차입금의 원금 상환에 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감가상각비에 세금공제 후 이익을 더한 금액을 캐시플로(cash flow)라고 부른다. 또 이자비용도 매월 반드시 갚지 않으면 안 되는 고정비용이다.

한편 변동비란 고정비와는 반대로 매출의 증감에 따라 지출되는 비용을 말한다. 대표적인 경비는 재료비가 있고 그밖에 인건비의 일부와 시간제 종업원·아르바이트 인건비, 제반 경비가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건비의 분해다. 종래 인건비는 고정비로 생각됐지만, 그것으로는 적정한 비용조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고정비와 변동비 양쪽의 성격을 모두 갖춘 준변동비로 취급한다.

예를 들면 사원 3~4인 만으로 운영하는 소규모 식당이라면 인건비는 거의 고정비로 취급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종업원의 총노동시간에 차지하는 시간제 종업원·아르바이트의 노동시간 비율이 높아질수록 인건비는 준고정비 성격이 강하게 된다.

그런데 한마디로 인건비라고 하면 다양한 명목의 비용이 있다. 보통 인건비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규 직원들의 기본급·수당에 시간제 종업원·아르바이트의 급여 정도이겠지만 그 외에 상여금, 퇴직금, 법정 복리후생비, 교육비, 구인비용도 인건비에 포함된다.

따라서 사람을 한 명 쓴다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특히 정규 직원의 경우 시간급으로 환산하면 시간제 종업원·아르바이트의 2~2.5배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의미에서 인건비의 변동비화(시간제 종업원·아르바이트 비율을 높이는 것)는 이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건비의 분해다. 종래 인건비는 고정비로 생각됐지만, 그것으로는 적정한 비용조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고정비와 변동비 양쪽의 성격을 모두 갖춘 준변동비로 취급한다. [사진 pexels]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건비의 분해다. 종래 인건비는 고정비로 생각됐지만, 그것으로는 적정한 비용조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고정비와 변동비 양쪽의 성격을 모두 갖춘 준변동비로 취급한다. [사진 pexels]

관리가능 비용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인건비이다. 인건비에 대해서 철저한 원가의식을 갖는 것이 경영자 관리의 시작이다. 우선, 고객 수에 따른 인원태세를 얼마나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가. 그리고 사원의 총노동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가능한 한 시간제 종업원·아르바이트의 노동으로 대체해 꾸려갈 수 있도록 하는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 즉 인건비의 변동비화야말로 경영자의 역량을 여실히 나타낸다.

재료비나 수도광열비에 관해서는 주방장과 조리 담당자의 협력이 없으면 안 되지만 비용조절 추진의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경영자의 원가의식과 리더십이다. 철저한 원가의식을 갖는 것은 경영자 관리의 기본이다.

영업은 숫자로 얘기해야 한다. 영업의 결과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미사여구도 필요 없다. 단, 지속 가능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고객 만족의 토대 위에서 모든 경영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장사가 조금 잘 된다고 제공되는 메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영주가 많은데 초심을 잃는 그 순간부터 가게는 무너져 간다. 고객지향적 경영 마인드와 철저한 원가의식을 갖춰야 비로소 성공이 보임을 명심하자.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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