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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권역별 공동선대위원장 검토…“진부하다”는 반론도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이 권역을 상징하는 대선 잠룡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ㆍ경북(TK)은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이, 부산ㆍ경남(PK)은 김영춘(부산 부산진갑)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조국 사태’로 민주당이 타격을 크게 입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그 지역에서 상징성이 있는 ‘센 인물’을 앞세워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11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뉴스1]

2017년 11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뉴스1]

김부겸 의원과 김영춘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닮았다. 각각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학생 운동을 했다. 김영춘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도 지냈다. 김부겸 의원이 4년 위이긴 하지만 둘 다 ‘86세대’의 맏형으로 불리곤 했다. 16대 총선에서 모두 수도권(김부겸-경기 군포, 김영춘-서울 광진갑)에서 당선되며 배지를 처음 달았다. 당시 둘의 당적은 한나라당이었다. 그러다 2003년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5명의 의원이 함께 당적을 옮겼는데 ‘독수리 5형제’라고 불린다.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당시만 해도 민주당의 불모지나 험지였던 대구(김부겸), 부산(김영춘)으로 지역구를 옮겨 도전했다는 점도 둘은 닮았다. 둘 다 19대 총선에서는 패배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당선됐다. 당적을 옮겼다는 이력 때문에 오랫동안 당내 비주류의 길을 걸었지만, 험지 도전으로 쌓은 정치적 자산 때문에 잠룡의 이미지를 얻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꾸려진 1기 내각에서 김부겸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김영춘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다만 최근 둘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TK와 PK 지역구 활동에 더 힘을 쏟아 중앙 정치 활동을 줄였기 때문이다. 김영춘 의원은 부산시당 정책연구소 격인 ‘오륙도 연구소’ 이끌며, 부ㆍ울ㆍ경 광역경제권 건설 등 PK를 위한 경제 비전 제시에 총력을 쏟으며 다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김부겸 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재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채비를 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번 총선에서 역할에 따라 대권 도전 가능성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 임현동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임현동 기자

이 외에 호남 권역을 대표하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후임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부담 등의 영향으로 이 총리가 당에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권역별 공동선대위원장 방식의 선거 운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당내에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권역별로 선대위원장을 내세우는 방식이 그 자체로 너무 진부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라 이번 선거의 성격을 상징하는 인물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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