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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전1R···현대산업개발 2조5000억 최고액 내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아나 새주인 찾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도입한 A321 NEO 1번기. [사진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 새주인 찾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도입한 A321 NEO 1번기. [사진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후보 중에서 가장 높은 2조5000억원을 써내 ‘가격 싸움’에서 앞섰다는 평가다. 하지만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경영 프리미엄’ 이 빠진 구주 가격 인수안을 받아들일지가 변수다.

2조원 인수전 금호 웃지 못하는 까닭은 #금호가 손에 쥐는 돈은 4000억원 미만 #경영권 프리미엄 못받고 통매각 위기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우선협상자를 찾는 본입찰에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매입 가격으로 2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경쟁자로 손꼽힌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은 2조원 미만을 써내 가격면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유리한 위치다. 나머지 후보인 강성부펀드(KCGI)는 판을 뒤집을만한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지 못해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손에 쥘 돈 '4000억 미만'… 경영 프리미엄은 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IB업계 전망치(1조5000억~2조원)를 뛰어넘는 2조5000억원의 ‘대물’로 떠올랐지만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반길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1%)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보통주식)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인수 후보들이 일제히 구주 가격을 4000억원 아래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구주 매각대금은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팔아 손에 쥐는 돈이다. 7일 종가기준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가 3650억원 인 것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과 애경그룹 측은 구주 가격을 공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서 입찰에 응했다. 구체적인 주식 평가가치를 확인해주긴 힘들다”고 했다

금호 측은 아시아나항공을 팔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까지 모두 묶어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만족스럽지 않은 제안 조건’에 금호 측과 인수 후보 간의 신경전이 이어질 수 있다.

인수 작업 차질 없어…무산시 채권단에 주도권 넘겨야

채권단 관계자는 “하지만 매각 작업에는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매각작업이 무산되면 인수전 주도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는데다 그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금호 측은)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인수합병(M&A) 담당자 역시 “최근 항공 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경영정상화가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는 데 경영프리미엄까지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경영' 따질 국토부가 최후 관문  

IB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르면 다음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항공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산을 넘어야 한다. 국토부가 들여다보는 시각은 금호산업이나 채권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토부는 ‘인수 가격’ 보다 ‘지속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김도곤 항공산업과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부터 후보들이 항공사업법상 위반사항이 있는지,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 시켜 항공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 주가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8일 종가기준 전날보다 9.6% 오른 58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금호산업 주가도 전날 대비 3.2% 상승했다. 반면 인수 후보인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전날보다 10% 가까이 급락한 데다 현대산업개발 주가도 7.3% 하락했다.

염지현·문희철·강광우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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