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에… 폭염에… 지구촌 기상 재해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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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에…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이 물에 잠긴 일본 가고시마 사쓰마초에서 22일 구조대원들이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사쓰마초 AP=연합뉴스]

폭염에…
미국과 유럽 지역에선 불볕더위가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22일 한 어린이가 대형 선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에던튼 AP=연합뉴스]

일본 남부 규슈(九州)지방에 하루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가 하면 서유럽에서는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수십 명이 사망하는 등 지구촌에 기상 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선 중서부 미주리주 등에서 불볕더위가 1주일 이상 이어지면서 10개 주에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특히 북동부와 중부에서는 체감온도가 46~47도 안팎을 오르내렸다. 중국에선 남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빌리스로 후난(湖南)성에서 346명이 목숨을 잃는 등 모두 530명의 사망자를 냈다.

◆ 일본 규슈에 기록적 폭우=규슈 지방 기상관측소 9곳은 22일 지금까지 관측 사상 하루 최다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가고시마(鹿兒島)현 아쿠네에는 이날 하루 540㎜의 비가 내렸다. 가고시마현 일부 지역에는 20일부터 3일간 1100㎜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 당국은 23일에도 규슈 지역에 최고 250㎜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규슈 4개 현 3만512가구, 7만7601명에게는 피난 명령이나 피난 권고가 내려졌다. 강 범람이 우려되는 가운데 구마모토(熊本)현 미나마타시 당국은 주민 3만 명에게 긴급 대피를 권고했다. 이번 폭우로 일본에서는 24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으며 규슈신칸센 철도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 유럽에 다시 폭염 공포=지난주 서유럽에서는 불볕더위로 30여 명이 사망했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만 1만5000명이 숨진 2003년의 폭염 공포가 다시 유럽을 엄습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주 80~94세의 고령자 10명 등 모두 22명이 더위로 사망했다. 22일 오후 내린 비로 수은주가 일시 내려가긴 했지만 기상 당국은 "38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고 AFP통신이 23일 전했다. 국영방송은 22일 폭염에 대처하는 방법과 긴급 구호기관 연락망을 알리는 방송을 했다.

더위에 비교적 익숙한 스페인에서도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 3명이 사망했다. 37도를 기록했던 오스트리아에서는 한 독일 트럭운전사가 세워놓은 차 안에서 잠자던 도중 사망했다. 예상기온이 최고 40도로 예보된 이탈리아의 북부 리구리아와 중부 움브리아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벨기에 언론들은 이번 폭염으로 곡물생산이 크게 줄면서 피해액이 1억4500만 유로(약 18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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