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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35%는 벌어서 이자도 못 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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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영업활동에서 번 돈(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의 ‘2018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35.2%에 달했다. 전체 기업(이자비용 0인 기업 제외) 중 35.2%는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2017년(32.3%)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은 국내 비금융 기업·영리법인 69만2726곳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한은 2018년 기업경영분석 자료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470.9%로 전년(537.1%)보다 66.5%포인트 떨어졌다. 200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4.0%로 전년(9.2%)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매출액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대기업(7.9→2.7%)과 중소기업(11.0→5.9%)이 모두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2017년 6.1%에서 지난해 5.6%로 하락했다.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난 데다(77→77.2%) 판매관리비 비중이 커졌기(16.9→17.1%)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모두 인건비 상승이 주요 증가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114.1%)보다 소폭 감소한 111.1%를 기록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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