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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 눈물의 특별상…첫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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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의 부인 신은희 상지대 교수가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특별상을 대리 수상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고 임세원 교수의 부인 신은희 상지대 교수가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특별상을 대리 수상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가 사회 곳곳에 확산되면서 남편이 자랑스러워 했어요. 집에서도 아이들에게 ‘아빠가 이런 일 하고 있어’ 이야기도 많이 했죠. 앞으로 남편 뜻이 반영된 ‘보고 듣고 말하기’가 사회 곳곳에서 자살 예방에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5일 눈시울이 붉어진 신은희 상지대 간호학과 교수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신 교수는 이날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대신해 국회자살예방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원래는 짧게나마 소감을 말하려 했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결국 힘겹게 상장만 받아들었다.

신은희 교수, 남편 대신해 수상대 올라 #임 교수 '보듣말' 등 자살 예방에 힘써 #지난해 출범 국회자살예방포럼이 주최 #중앙일보 복지행정팀, 장관 표창 수상

자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이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생전에 자살 예방을 위해 노력한 고 임세원 교수가 특별상을 받는 등 66명(개인ㆍ단체)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 [사진 안실련]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 [사진 안실련]

이날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국회자살예방포럼(공동대표 원혜영·주승용·김용태 의원)은 여야 의원 39명이 연 1만2000명이 넘는 극단적 선택을 줄이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든 초당적 연구 모임이다. 지난해 2월 출범한 포럼은 자살 예방에 헌신하는 개인과 단체를 알리기 위해 첫 시상식 개최에 나섰다. 앞으로 자살 예방 활동을 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자살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이날 행사에선 국회 공로장과 교육부ㆍ국방부ㆍ행정안전부ㆍ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경찰청장ㆍ소방청장 표창, 특별상 등이 시상됐다. 국회자살예방포럼에서 따로 주는 특별상에는 임 교수가 선정됐다. 20년간 우울증ㆍ불안장애 환자 등을 치료한 임 교수는 2011년 개발된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책을 쓰는 등 자살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1일 병원 진료 중 흉기를 휘두른 환자에 숨졌다.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권도엽 안실련 공동대표, 맹성규 의원, 김용태 의원, 원혜영 의원, 신용길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앞줄 왼쪽부터). [사진 안실련]

제1회 국회자살예방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권도엽 안실련 공동대표, 맹성규 의원, 김용태 의원, 원혜영 의원, 신용길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앞줄 왼쪽부터). [사진 안실련]

중앙일보 복지행정팀은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중앙일보는 극단적 선택의 원인·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포럼 대표상은 자살 예방 활동 우수 지자체로 꼽힌 경기도 파주시와 충북 보은군, 충북 진천군이 영예를 안았다. 국회의장 공로장은 최도자 의원실 배성찬 보좌관, 국회부의장 공로장은 원혜영 의원실 이수현 비서관이 받았다.

김용태 포럼 공동대표는 "자살 예방은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다.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제도ㆍ기구ㆍ예산을 만드는 게 포럼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안실련의 권도엽 공동대표는 “오늘 시상식이 우리 사회의 자살률을 뚝뚝 떨어뜨리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신용길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자살 예방을 위해선 국회·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노력뿐 아니라 국방·경찰·소방·언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황수연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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