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5개 대학의 2019년도 입학생 중 면접이나 수능 최저 등급 기준 없이 서류로 평가하는 ‘무시험’ 전형 입학생이 388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개 대학의 전체 수시 입학생 중 30.8%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입수한 5개 대학의 ‘2019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 자료에 따르면 전체 수시 입학생 기준 ‘무시험’ 전형 합격자는 ▶성균관대 1586명(48.9%) ▶한양대 1260명(50.8%) ▶건국대 475명(20.4%) ▶서강대 457명(32.6%) ▶중앙대 111명(3.4%)이다. 정원 외 사회배려자, 다문화 가정 등 추가로 지원 자격이 필요한 특별전형은 제외한 결과다.
각 대학의 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무시험’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의 대부분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중심으로 선발됐다. 학생부는 ‘내신’ 포함 여부에 따라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비교과’로 나뉘고 이 두 항목이 모두 포함된 ‘학생부 종합’ 전형이 있다.
5개 대학의 구체적인 모집 열람을 보면 수시 입학생의 50.8%를 ‘무시험 전형’으로 뽑은 한양대의 경우 내신을 보는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298명, 내신을 제외한 학업 역량과 인성 평가가 반영되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962명을 선발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내신이 포함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평가 기준으로 ‘성균인재’ 850명, ‘글로벌인재’ 676명, ‘소프트웨어 과학 인재’ 60명을 선발했다.
나머지 3개 대학도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했는데 서강대의 경우 ‘자기 주도형’ 전형으로 457명, 건국대는 ‘KU 학교추천’ 전형으로 475명, 중앙대는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111명을 뽑았다. ‘무시험’ 전형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성균관대 측에선 “수년간 그렇게 해왔다”라며 “다양성을 보는 차원에서 특색 있는 학생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전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선발 기준을 두고 입시 전문가인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중상위권 대학은 내신이 반영된다 해도 비율이 높지 않아서 성적이 더 안 좋은 학생이 붙는 경우도 많다. 떨어지고 붙는 명확한 기준이 정량화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은 깜깜이 전형으로 불린다”고 했다.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수시 전형이 다양한 특성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좋은 취지의 시도였으나 입시 비리를 조장하는 불공정한 제도로 전락해 안타깝다”면서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고위층 부모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23%대까지 축소된 정시 전형의 비중을 높여 대입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서울 주요 11개 대학의 수시 합격자 비율은 ▶고려대 80.20% ▶성균관대 80.16% ▶중앙대 79.91% ▶경희대 74.88% ▶서강대 74.73% ▶이화여대 73.65% ▶서울대 73.53% ▶한양대 70.44% ▶연세대 67.96% ▶건국대 66.49% ▶숙명여대 64.98%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