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인공들|정치주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1노3김을 이을 정치 지도자는 누구일까,
또 각계에서 분출하듯 자라고 있는 90년대의 주인공 30대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 것일까·대통령 직선제가 계속될 것인지, 내각제 개헌이 이루어질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내일의 정치 지도자를 꿈꾸는 정치가 군과 젊은 나이에 돌출이 어려운 관계·학계를 뺀 각계의 30대 인재들을 살펴본다
90년대를 목전에 두고 다음 세대를 이끌 정치의 새로운 리더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높아가고 있다.
지역성을 기초로 한 1노3김의 4당 분할체제가 정치의 발전을 묶어두고 있는 상태에서 정계 개편론과 세대 교체론이 점점 강하게 대두하고 있기 때문에 뉴 리더에 대한 요청도 그만큼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1노3김이 여야 4당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단계에서 포스트 1노3김을 점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계개편의 움직임과 91년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은 정계의 재편성과 함께 새로운 지도그룹을 만들어 내고 정치의 새로운 자원을 충원시킬 것이다.
거기에 보혁의 흐름이 보다 뚜렷하게 가닥 잡혀지면 진보적 정치세력이 젊은 세대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영등포 재선거는 그러한 추세의 한 작은 단서를 던져주었었다.
일상적으로 볼 때 3김이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평민·민주·공화 3야당보다 노태우 대통령이 5년 단임으로 물러나게 되어있는 민정당이 더 후계 세력을 조속히 육성해야할 절박한 상황에 있다.
그러나 민정당에는 뚜렷한 후속주자가 부각되지 못하고있다. 민정당의 후계구도는 현재처럼 직선 대통령제가 지속되느냐, 아니면 내각제 개헌이 이루어질 것이냐에 따라 대상과 진폭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박준규 대표위원이나 김재정 국회의장은 당이나 정부·국회의 고위직을 맡아 원로그룹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당내 최대세력인 TK 세력 중에서는 정호용 의원·김윤환 전 총무와 젊은층의 선두주자로 박철언 정무장관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하나 그들은 모두 당내 실세의 역할은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전면에 나서기에는 난점들이 있다.
정 의원은 광주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돼 있고 김 전 정무와 박 장관은 충분한 지지기반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있기 때문이다.
당내 온건파의 기수로 각광받고 있는 이종찬 의원은 TK나 군부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고 세를 가를만한 조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세력이 서울·경기 쪽과 연합한다면 중부의 대표주자로는 이한동 총무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춘구 사무총장·박준병 의원 등은 군부출신의 비중이나 충청도를 이끌 인물로 꼽힐 것이며, 김중권 사무차장·오유방 의원·이태섭 국책연구소장 등의 역할도 기대된다.
민정당의 취약지역인 부산·경남을 리드할 인물로는 권익현 전 대표위원·박세식 전 안기부장의 재기용도 불가능하진 않으며 김태호 내무장관이 작은 구심을 이루고 있다.
3김이 지배하는 3야당의 후계그룹은 3김 측근으로 이뤄지기 쉽다.
평민당에선 조윤형 부총재 나 정대철·조세형 의원 등이 흔히 거론되지만 김원기 총무·한광옥 총재 비서실장 . 권노갑 의원들에 대한 김대중 총재의 신임은 두텁다. 김 총재의 장남 김홍일씨의 정계입문도 관심거리.
그러나 무엇보다도 문동환 전 부총재와 이해찬 의원 등이 이끄는 평민연의 동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야권통합 움직임으로 김영삼 총재의 지도력이 동요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김동영 사무총장이 가장 직계로 꼽히지만 이기택 총무나 독자노선을 걷는 최형우 전 총무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당료파로 박관용 통일특위장·김덕룡·서청원 의원, 새로 영입한 황병태 의원 등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김광일·노무현 의원 등 진보적인 청문회 스타들과 이인제·강삼재 의원,이길범 정책연구실장 등 새로운 인물들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화당에선 김종필 총재의 신임을 김용환 정책의장·김용채 총무 등이 받고있고, 최재구부총재·최우규 사무총장이 당내구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계개편의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나타난다면 이와 같은 당내 서열중심의 구도는 무너질 것이다.
민정당이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대보수 연합을 추진한다면 다수파를 거느린 정호용 의원이나 김윤환 의원의 입장은 보다 강화될 수 있다.
군부의 정치영향력을 소화하는 것이 큰 과제의 하나인데 이런 관점에서 당내의 보수파기수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 등이 자주 어울리는 허화평·허삼수씨 등과 함께 재등장할 수도 있으며 보수 신당설의 중심인 김복동씨의 거취는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문희갑 경제수석도 정치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또 백담사의 거취도 관심거리인데 장세동씨가 10월 출소하면 허문도씨 등 5공 잔류세력의 리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적극 변호하고 나선 박근혜씨 등의 움직임도 관심을 끌 것이다.
야권통합이 평민·민주당 안에 본격적으로 대두된다면 그 추진세력은 정치적 각광을 받게될 것이다. 민주당의 최형우 전 총무·김상현 부총재나 장석화 의원 등 서울·경기출신의원들의 야권통합파, 평민당의 조윤형 부총재 등이 새로운 조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양김퇴진·정계개편을 주장하는 박찬종 의원과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제는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부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정당은 자치단체장 직선에 대비해 시장·도지사를 선정했다. 따라서 이들이 새로운 정치자원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며 그 중에서도 민선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고건 서울시장 등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평민당의 경우도 서울시장 후보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서울시 지부장에 선출된 조윤형 부총재·정대철 의원 등이 후보감이다.
진보적 정치세력들이 90년 내에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다. 전민련은 지방자치 의회선거부터는 정치세력으로의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진보정치 연합(제정구)도 적극적이다.
전민련은 한차례 세대교체를 거쳐 문익환·계훈제씨 등의 세대는 후선으로 물러났고, 이부영·김근태·장기표·박계동씨 등이 우선 전면에 나서있다.
그러나 이들은 공안정국의 와중에서 구속되거나 수배되는 등 운신이 불편한 입장에 있어 어떻게 정치적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지가 문제다.
특히 이들의 입지확보는 우리사회가 보혁 공존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있어 참여의지의 현실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의 이철 의원, 영등포 선거에서 선전한 고영구 변호사, 재야의 인기 정치평론가 홍사덕 전 의원 등도 진보세력과 직·간접의 연계를 갖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