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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엿한 사장님 된 24년 창간독자 김용섭씨|"중앙일보 성장만큼 우리살림 불어났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중앙일보가 차곡차곡 쌓이는 만큼 우리가정 살림이 늘어났고 사업도 커나갔어요. 중앙일보는 우리 집의 보배입니다』
서울 삼선동 5가 2의3 창간독자 김용섭(50) 이창숙(46)씨 부부의 2층 양옥 거실 한목 벽면에는 24년 동안 한 부도 빠뜨리지 않고 모은 중앙일보가 가지런히 꽂혀 숨쉬고 있다.
이젠 매일매일 배달되는 중앙일보를 받아 보는게 중요한 일과요, 큰 즐거움이다.
『배달이 늦으면 보급소를 찾아갔고 혹시 읽다가 구겨지면 반드시 다리미질을 해서 보관해 왔어요』
김씨는 대학졸업과 거의 동시에 창간된 중앙일보의 참신함, 특히「분수대」를 읽는 재미에 끌려 고정독자가 됐다.
회사원이 되면서 68년 부인 이씨와 결혼, 전세방을 전전하며 68번이나 이사했지만 그때마다 중앙일보 묶음은 귀중품 대접을 받으며 안방을 차지했다.
이사를 앞둔 며칠 전에 이사할 동네의 중앙일보 보급소를 미리 찾아가 구독신청을 하기도했고 배달소년을 이끌고 집을 안내한 적도 있었다.
『신혼시절에도 회사에서 퇴근하면 제 얼굴보다 중앙일보를 먼저 찾아 기분이 상할때도 있었어요. 신문이 조금 구겨져 있기만 해도 화를 내시곤 한답니다』
부인 이씨는 남편의 중앙일보에 대한「사랑」때문에 그 동안 부부싸움도 몇 차례 있었지만 이젠 자신도 중앙일보 팬이 됐다며 얼굴을 붉혔다.
대학졸업 후 가졌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 지금은 조그마한 봉제업체를 경영하는 김씨 가정은 중앙일보의 성장에 발맞추듯 순탄하게 번창했다.
결혼 7년째 되는 해인 75년 부인과 함께 시작한 봉제업이 수출 붐을 타고 날로 번창해 「남부럽지 않을 만큼」경제적 기반도 마련했다.
그래서 80년 현재 살고있는 2층 양옥(대지 86평·건평 95평)을 지을 때는 중앙일보 보관을 위해 거실을 특별히 꾸며 자녀들의 도서실을 겸하도록 했다.
요즈음에는 구김살 없이 자란 현준군(21·한양대)·현영양(17·한성여고2) 남매가 저녁식사 후 신문을 펼쳐 놓고 아버지와 갑론을박(갑논을박)하는 것을 보는 것도 부인 이씨의 큰즐거움 중 하나다.
특히 김씨는 자신이 정성스럽게 중앙일보를 모으는 모습이 자녀들에게 차분히 자료를 수집·정리하는 성격을 길러주는 등 교육적으로도 효과가 있었다고 믿고있다.
중앙일보가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줬다고 믿는 김씨가 소중히 간직한 중앙일보의 높이는4·5m.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정도의 자리를 차지, 거실의 한쪽 벽면이 포화상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제본된 중앙일보를 펴놓고「생생한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김씨의 유일한 취미다.
『정보가 풍부하고 객관성을 잃지 않는 공정한 보도자세와 깨끗한 지면이 중앙일보고 정독자의 자랑입니다. 다만 때때로 뚝심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이젠 나이도 들고 했으니 무게를 더해 정상의 신문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아야죠』
김씨는 창간 독자답게 중앙일보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를 잊지 않았다. <김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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