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운동권 젊은이들의 좌절 그린『실비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식층의 양식을 믿지 마라. 배운이들이 얼마나 파렴치한 배신으로 생존하는지 몰라서 그래 ?』
『기왕에 존재하는 필요악이라면 그걸 이용해서 서로 잘살아 보자는 게 뭐가 나빠?』
노동운동을 하다 실종되어버린 청년과 성 고문당한 뒤 자기 파멸로 치닫는 운동권 여학생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결코 예사롭게 넘겨 버릴 수 없는 대사들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연극 『실비명(부제 모욕)』이 23일부터 10월5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무대에 오른다. (오후4시30분·7시30분)
극단 실험극장이 정복근 작, 윤호진 연출로 제13회 서울연극제에 내놓은 작품이다.
투옥된 운동권 여대생이 성 고문에 못 이겨 자기연인을 노동운동의 주모자라고 실토하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그 청년이 간첩죄로 체포됐다가 실종되는 것이 사건의 발단. 여대생의 어머니는 딸의 과거를 무마시키려고 가난한 고학생 출신과 결혼시키려 하고 실종된 청년의어머니는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과정을 통해 정치·경제·사회적 모순들을 두루 조명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