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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국 도청장치 사실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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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은>
19일에 이어 20일 재무위의 한은 감사는 5공 변칙금융의 상징인 한은특융회수와 은행 빚이 많아 여신관리를 받고 있는 30대 재벌기업의 부동산투기를 집중 공략했으나 시원스런 해답을 끌어내지 못한 인상.
김태식(평민)·김덕룡(민주)의원은『부실기업정리용으로 한 은이 은행들에 연리 3%의 싼 이자로 빌려주었던 특 융자금을 이젠 시중은행들의 수지가 크게 좋아진 만큼 마음만 먹고 독촉하면 회수할 수 있다』고 지적, 김 건 한은 총재의 결심을 촉구.
특히 야당의원들이 문제삼은 것은 총 1조7천2백22억 원의 한은 특융 중 1단계로 3천3백90억 원을 회수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론 이를 다시 연리 8%의 단기유동성조절자금으로 바꿔(대환) 또 한번 변칙특혜를 줬다는 대목.
김정수·김덕룡의원은『회수를 빨리 하라는 따가운 여론을 의식, 말로는 회수하겠다고 하곤 다른 항목을 장기대출 해주는 눈 가리고 아옹 식의 편법』이라고 추궁했고 이경재 의원(평민)은『5공식 특혜의 답습』이라고 공격했고 유한열 의원(무소속)도『국민의 눈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 3%짜리 특 융을 회수하면서 8%의 유동성 자금으로 대 환해 주면 시중은행은 이자 5%만 더 내고 이 돈을 11∼13%로 굴려 가만히 앉아 돈을 번다는 게 야당 측의 지적. 이에 김 총재는『시중은행이 감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급적 빨리 회수하겠다』고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 뭉개 버리자 민정당까지 가세해 일제히 성토.
김봉호·김태식 의원은『그런 식이라면 한은 독립을 뭐 때문에 외치느냐. 회수 않는 시중은행장 자리 하나만 날리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면박을 줬고 보다 못한 중소 기은 은행장출신 유돈우 의원(민정)도『왜 뚱딴지같은 얘기만 하느냐. 구체적 회수계획을 내놔라』고 가세.
그러나 김 총재는『4∼5년 이내에 회수 가능하리라 본다』는 정도에서『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되풀이.

<농림수산부>
19일 국정감사장엔 농약관리법개정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재규 의원은 불참.
오후 속개된 감사에서 윤재기 의원(공화)은 시작하자마자 박 의원사건에 대해『우리 농림수산위원들의 명예를 위해서도 전체 농림수산위원들이 무관하다는 수사당국의 성명뿐만 아니라 관련자가 더 있다는 박준규 민정당대표의 해명을 듣지 않고는 감사자체가 떳떳하지 못하다』고 주장, 박 대표와 검찰총장을 소환할 것을 요구.
이에 대해 이희천 의원(평민)과 민정당의 권해옥·이기빈 의원 등 여-야가 함께 가세하고 나서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다가 1시간만에 위원회의 결의로 4당 간사에게 뒤처리를 위임하는 것으로 일단락.
한편 김 식 농림수산부장관은 이영문 의원(민정)이 남아도는 정부미의 처리방안을 물은 데 대해 『쌀이 남아도는 형편이므로 양특 적자 해소를 위해 정부의 방출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농림수산위 감사는 시작부터 올해 추곡수매가 인상문제와 관련, 조순 부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논란으로 한바탕 소란.
김영진 의원은 감사가 시작된 뒤 의사진행발언을 얻어『조부총리가 어제의 경과위 국감에서 추곡수매가인상률을 10% 이내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며 『수매가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양곡관리법위반』이라고 규탄하자 조부총리가 그 같은 발언을 한바 없다는 여당 측의 반박으로 설왕설래.

<국민체육진흥공단>
19일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국회문공위의 국민체육진흥공단 및 청산법인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체육회의 국정감사는 오전10시부터 시작, 자정에야 겨우 끝냈으나 정치성이 짙은 「서울평화상」에 대한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했을 뿐 다른 문제는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처리.
맨 마지막 질문자인 이철 의원(무소속)이『서울평화상 제정은 국민적 여론수렴 없이 정권담당자가 자기과시·치적 홍보용으로 계획된 것』이라며『만일 광주사태와 5공화국 등에 관련된 노태우 대통령의 전력을 문제삼아 수상자가 수상을 거부할 경우를 생각해 봤느냐』며 입안경위 등을 김옥진 이사장에게 따졌다.
이에 함종한 민정당 간사가 서울평화상제정의 정당성을 두 둔, 여-야간의 설전이 오가자 정대철 위원장이 일단 정회를 선포.
그러나 함 의원이 감사 끝 무렵 이철 의원의 발언이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며 사과를 위원장에게 요구했으며 이 의원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들어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민정당 의원에게 충성할 기회를 주자』며 퇴장.
이에 흥분한 민정당 7명 의원전원이「국가원수모독 죄」등을 들어 이 의원을 성토했고 야당은『5공으로 돌아가는 거냐』며 고성이 오가 또다시 정회.

<과기처>
19일 과기처국감에서는 강금식 의원(평민)이『전자통신연구소가 개발한 도청장치(블랙박스)를 각 전화국에 설치했다가 국감 시작 직전 안기부의 요청으로 부랴부랴 철거토록 했다는데 사실인가』라고 추궁하고 『개발책임자를 출석 시 키라』고 요구.
이에 대해 이상희 장관은 『그것은 체신부소관이며 개발책임자는 강철희 선임연구원』이라고 해명하고 『강연구원이 외국출장중이나 나중에 증언이 필요하면 출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
황병태 의원(민주)은『한전 전력예비율이 20%도 안돼 내년부터 제한송전이 불가피할 것이 우려되는데 향후 10년의 전력수급계획을 밝히 라』고 요구.
한편 경과위로 소속을 옮긴 김대중 의원(평민)은 오후2시 경과위에 첫 참석했으나 시종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오후3시50분쯤 퇴장.

<중앙선관위>
내무위는 19일 피 감사기관인 이회창 선관위원장과 정동성 내무위원장이 모두 출석치 않아 우왕좌왕.
이 위원장은 외국사법제도시찰차 외유 중으로, 정 위원장은 동료의원의 지구당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김홍만 의원(공화)등은『국감을 스스로 포기한 정 위원장이나 국감기간 중 외유를 나가 있는 이 선관위원장은 국정감사를 회피한 경고와 규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비난.
이날 회의에선 선관위감사를 연기키로 하고 이 위원장의 불 출석을 야당의원들이 집중 성토했으나 민정당은 시종 침묵으로 일관.
선관위는 지난 11일 위원장출석통고를 받았으나 감사당일인 19일 아침에야『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할 수 없어 한원도 상임위원을 대신 보낸다』는 이 위원장 명의의 공문을 접수시켜 비난을 자초.
조세형 의원(평민)은『며칠 전에 불참을 통보했으면 20일밖에 없는 국감기간 중 하루를 허송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관위에 책임을 추궁한 뒤『다음에 출석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 위원장이 국정감사에 출석 않겠다는 공문내용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

<한국중공업>
19일 상공 위의 한국중공업감사에서는 최재욱 의원 등 민정당 의원들이 민영화에 따른 경영합리화방안 등 한중자체의 자구책에 질의 초점을 맞춘 반면 야당 측은 부실화의 원인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해외도피 설과 연관지으려 애써 대조.
이날 이돈만 의원(평민)은 감사개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중 해외지사의 개설이유·업무실적·폐쇄시기·직원인적사항 등의 자료를 추가로 요구하려다『서면요구로 대체하자』는 이성호 위원장(감사반장)의 반대에 부닥쳐 10여분간 옥신각신 끝에 구두로 요구자료를 나열.
이돈만 의원과 신하철 의원(민주)등 이 한중의 미국·호주지사를 전전대통령의 비리와 연결하려는데 대해 이광근 사장은 『처음 듣는 얘기다』『해외지사는 전전대통령과 전혀 무관함을 확신한다』고 부인했으며, 이 과정을 지켜본 한중 측 한 간부직원은『의원님들이 공부 좀 더 하셔 야겠다』며 확증 없는 폭로성 질의를 비아냥.
또 한 민정당 의원은 감사 후 모 야당의원을 지목, 『자기 재산도 공개 않는 주제에 남의 재산 해외도피 설만 주장한다』고 공격하기도.

<경기지방노동 위>
노동 위의 지방감사1반은 19일 안양전자·TND·영신 등 노사분규업체 근로자 70여명이 감사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어 수선.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측은 근로자들이 감사 장앞 계단까지 올라와 감사참관을 요구하며 직원들과 가벼운 승강이를 벌이자 전경출동을 요청, 20여명의 전경을 감사장주변에 배치.
감사시작 직전 이강희 의원(민정)은『경기노동위원회가 일을 잘 못해 이렇게 농성사태가 나는 것 아니냐』며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힐난.
한광옥 의원(평민)은 이들 분규업체에 관해 집중 질의했으나 변호규 경기지방노동위원장의『법 집행에 잘못이 없었다는 것이 지금도 나의 소신』이라는 답변에 별무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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