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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도 틀린 대통령 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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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5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탑승한 의전차량에 달린 태극기가 잘못 그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盧대통령은 이날 무개차에 올라 도열한 각군 기수단을 비롯해 1만2천명의 장병과 4백여종의 군장비를 15분간 돌아봤다. 이 무개차 오른쪽 앞에 게양된 태극기의 4괘(卦) 중 오른쪽 아랫부분에 그려진 곤(坤.6개의 짧은 막대모양)의 모양이 잘못돼 오른쪽 윗부분에 자리한 감(坎.하나의 긴막대와 4개의 짧은 막대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 차량은 국방부 수송부 소속의 대통령 전용차량으로, 예행연습 때는 제대로 그려진 낡은 태극기를 사용하다 행사 당일은 용산에서 구입한 새 태극기를 단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관계자는 2일 "어떻게 대통령 행사에 잘못 그린 태극기가 등장했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두 달간 밤잠을 설쳐가며 행사를 준비했는데 옥에 티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2일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산 의전'이 도마에 올랐다. 盧대통령이 무개차로 군장병을 사열하는 내내 조영길(曺永吉)국방장관이 우산을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바람 속에 대형 우산을 받친 채 카퍼레이드를 하면서 대통령에게 부대설명을 하느라 曺장관은 진땀을 흘렸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의원은 "군을 대표하는 장관이 여러 군 간부와 병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산을 들고 있어야 했다"며 "장병들은 폭우 속에 행사를 위해 몇 시간 대기했는데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15분간을 참지 못했다"고 따졌다. 曺장관은 "차에 오를 때 대통령 수행원이 우산을 넘겨주기에 얼떨결에 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신중치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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