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산 의전 신중치 못했다" 曺국방 국정감사서 사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2일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국군의 날 행사에서 벌어진 국방장관의 대통령에 대한 '우산의전'이 도마에 올랐다.

전날 서울공항(경기도 성남)에서 개최된 5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무개차로 군장병을 사열하는 내내 조영길(曺永吉)국방장관이 우산을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바람 속에 대형 우산을 받친 채 카 퍼레이드를 하면서 대통령에게 부대설명을 하느라 曺장관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曺장관은 팔이 아픈지 자주 바꾸어 가며 사열행사를 마쳤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의원은 "군을 대표하는 장관이 여러 군 간부와 병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통령을 비에 맞히지 않으려 우산을 들고 있어야 했다"며 "장병들은 폭우 속에 행사를 위해 몇 시간 대기했는데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15분간을 참지 못했다"고 따졌다.

국방부는 당초 우천시 우의차림에 봉황무늬 모자를 쓰는 것을 검토했으나 청와대 측의 요구에 밀려 우산을 사용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曺장관은 "차에 오를 때 대통령 수행원이 우산을 넘겨주기에 얼떨결에 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신중치 못했다"고 사과했다. 趙의원은 "대통령이 신중치 못했다"며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