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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즐겨읽기] 운명적 & 낭만적 & 현실적 영국 여행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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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시은 글·사진, 안그라픽스, 240쪽, 1만2000원

여행과 글쓰기, 사진찍기를 즐겨하는 20대 여성인 지은이에게 어느날 운명처럼 다가온 영국여행.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30대 영국 남성 마커스가 원인제공자다. 런던에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남자는 작사, 작곡, 음반 프로듀싱 등의 경력에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까지 갖춘, 어디 하나 빠지는 데 없는 매력남이다. 여자는 통장에 남은 10원 한 장까지 탈탈 털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옥스포드 근처 풍차 마을에서 동거(?)를 시작한 이들은 30일간 영국의 보물 같은 관광지를 구석구석 누빈다. 영국 지도를 보며 '춤추는 스누피'를 떠올리는 지은이의 별난 촉수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스톤헨지, 스코틀랜드의 아일 오브 스카이와 네스호, 영국 초창기 정착 마을인 바이브리 등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종횡무진 누빈다. 사이사이에 마커스와의 감칠 맛 나는 로맨스가 교차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여행 에세이와 너무 삭막한 여행가이드의 딱 중간쯤을 찾는 독자들에게 적합할 듯 싶다. 여행 도중 먹은 음식, 밟은 땅과 산과 들, 방문한 건물, 만난 현지인들을 찍은 생생한 색감의 사진들이 눈길을 붙드는 책이다. 아참, 이들의 로맨스는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친구로 남기로 했다나.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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