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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이 대구시청사 유치에 특효약?..달서구와 달성군 유치전

중앙일보

입력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은 각각 오는 19일과 다음 달 2일 '전국노래자랑'을 차례로 촬영한다. 그런데 달서구는 촬영 장소에 대해 다소 '시큰둥'하지만, 달성군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두 지자체가 촬영 장소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새 대구시청사 유치 홍보 효과 때문이다.

달서구·달성군 오는 19일과 다음달 2일 #오디션 '전국노래자랑' 잇따라 촬영키로 #달서구 촬영 장소 '시큰둥' 달성군은 '반색' #

'전국노래자랑'(KBS1). [KBS 방송캡처, 중앙포토]

'전국노래자랑'(KBS1). [KBS 방송캡처, 중앙포토]

사연은 이렇다. 올 초부터 대구시 기초단체(구·군) 사이엔 새 대구시청사 유치전이 한창이다. 대구시가 연말까지 시청사 건립 장소를 발표하기로 해서다. 시는 2022년 청사 건립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사비는 3000억원 정도다.

달서구와 달성군은 새 대구시청사가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달서구는 이전 후보지로 두류정수장 부지를, 달성군은 화원 LH분양홍보관 일원을 내세우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은 국내 최장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카메라가 방송 중 무대를 비추면 자연스럽게 주변 경관뿐 아니라 인근 현수막이 시청자에게 노출된다. 관람객도 1만명 이상이 몰린다. 시청사 유치 홍보 문구를 현수막에 적어 주변에 슬쩍 걸어만 둬도 간접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구시청 전경. [사진 대구시]

대구시청 전경. [사진 대구시]

전국노래자랑을 먼저 개최하는 달서구는 촬영 무대를 두류정수장으로 잡았다. 행사를 안내하는 현수막도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장소가 협소해 안전사고 등이 우려된다며 대구시가 개최 장소 변경을 요청하고, 행사를 불허했다. 두류정수장 부지는 대구시 소유다. 달서구는 어쩔 수 없이 인근에 있는 코오롱 야외음악당으로 무대를 옮겼다. 미리 제작한 현수막은 폐기했다.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씨는 경쟁 지자체인 달성군의 홍보대사다. 달서구는 새 대구시청사 후보지로 내세우는 두류정수장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촬영했다면, 경쟁 지자체를 견제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달서구는 촬영 장소가 바뀌어 실망하는 분위기다.

반면 달성군은 활짝 웃고 있다. 군은 화원 LH분양홍보관 일원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녹화할 예정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달성군은 홍보대사 송해 효과에 더해 새 시청사 유치 후보지 간접 홍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5월 대구시청 앞에서 중구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지난 5월 대구시청 앞에서 중구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한편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는 다음 달 6일까지 시청사 건립 유치 후보지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시민·시민단체·전문가 등 252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을 통해 별도 평가작업을 한 다음 최고 득점지역을 새 청사 예정지로 확정한다. 현재 대구 7개 구(區)와 1개 군(郡) 가운데 4곳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달서구와 달성군 외에 중구(동인동 현 청사), 북구(옛 경북도청 후적지) 등이 있다.

대구시 중구에 있는 대구시청과 대구시의회 청사는 각각 1993년, 1956년에 지어졌다. 시청 건물은 지어진 지 30년이 안 됐지만, 공간이 좁아 증축하거나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사무실이 부족해 42개과 직원 957명은 대구시 북구에 있는 별관(옛 경북도청 건물)에서 근무 중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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