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런던서 '日후쿠시마 오염수' 공론화…中·칠레는 동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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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왼쪽)이 영국 국제해사기구에서 열린 런던협약 및 의정서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왼쪽)이 영국 국제해사기구에서 열린 런던협약 및 의정서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으로 배출하느냐의 문제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외에 폐기물의 해양 투기 금지를 다루는 런던협약ㆍ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지게 됐다. 해양수산부와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기 때문이다.

런던 국제해사기구서 열린 총회서 문제 제기 #그린피스도 비판 "삼중수소 줄일 기술 쓰라" #중국·칠레도 "심각한 문제" 한국 입장 지지 #일본 측 "방류 결정 안돼. 정보 공개할 것"

이번 런던협약ㆍ의정서 당사국총회에는 ‘방사능 폐기물 관리'가 의제 중 하나였다.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배출 계획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고 일본 정부에 질의하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함에 따라 관련 논의가 진행됐다.

데이비드 산틸로 그린피스 연구소 해양분야 선임과학자. 그는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데이비드 산틸로 그린피스 연구소 해양분야 선임과학자. 그는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데이비드 산틸로 그린피스 연구소 해양분야 선임과학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배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번 총회에서 기술적 문제에 대한 질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에는 백만톤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가 쌓여 있기 때문에 방출되면 해양 환경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간주된다"며 “일본이 환경 보호에 대한 의무를 지킬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투명한 논의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산틸로는 “우리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바다를 사용하지 않고 기술적인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일본이 그런 기술을 수용하고 폐기물을 적절히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효과적으로 보관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하지 않고 폐기물을 환경으로 방출하는 결정을 하지 말라"고도 요구했다. 산틸로는 “오염수의 삼중수소를 낮추는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존재하는데, 일본이 그런 회사들과 접촉할 의지가 지금까지는 없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문제를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 연설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 우려가 런던협약ㆍ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다뤄질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다나 해상 구조물에서 폐기물을 투기하는 것만 대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일본의 경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서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송 정책관은 “특히 한국은 인접국으로서 가장 큰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다른 나라와 협의하면서 해당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정책관은일본 전 환경상과 오사카 시장 등이 꾸준히 바다 배출을 언급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 대표단.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김영석 시카고 총영사(앞줄 오른쪽), 송상근 주영 한국대사관 해양관(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런던=김성탁 특파원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 대표단.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김영석 시카고 총영사(앞줄 오른쪽), 송상근 주영 한국대사관 해양관(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런던=김성탁 특파원

한국 측의 문제 제기에 중국과 칠레 대표단이 동의한다면서 같은 우려를 표했다고 송 정책관이 전했다. 프랑스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경우 런던 협약ㆍ의정서 총회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총회에서 가나 출신 아자라 프렘페 의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가 의제가 될 수 있느냐의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일본 측이 정보를 투명하게 다른 나라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 대표단은 허용치 이상의 삼중수소가 담긴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할 계획이 없으며, 이미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해명했다. 일본 측은 런던 협약ㆍ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다룰 의제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런던협정 및 의정서 당사국 총회 모습 [해수부 제공]

런던협정 및 의정서 당사국 총회 모습 [해수부 제공]

런던의정서 준수위원회 부의장으로 활동하는 김영석 시카고 총영사는 “일본은 그동안 오염수 방출 문제는 IAEA에서만 논의하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제 런던의정서 위반이 아닌지도 신경 써야 하게 됐다"며 “만약 방류했을 경우 내년 총회에서는 해양 환경을 보호할 책임을 명시한 런던의정서 2조를 위반했다는 논의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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