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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신보, 이도훈 방미에…“아직도 ‘중재자’ 행세 집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이틀 만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화 모멘텀을 이어갈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JTBC 캡처]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이틀 만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화 모멘텀을 이어갈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JTBC 캡처]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8일 한국의 ‘중재자’ 역할에 회의를 표하며 대남 압박 수위를 높였다. 조선신보 외 대외선전매체들도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 신문은 ‘제 처지도 모르고 헤덤비는 중재자·촉진자’ 제목의 개인 필명 글에서 “북의 최고영도자의 직접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당국자는 아직도 조미(북미)협상의 ‘중재자’, ‘촉진자’ 행세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지난 7일 방미한 것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신문은 “외교부 본부장을 급히 워싱턴으로 파견하였으나 내외여론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볼장을 못 보는 남조선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한다는 것인가 하고 아연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미 사이의 대화국면은 공화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면서 “그러나 조미 대화에 기대여 북남화해 분위기가 저절로 형성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비핵화론의 본격화, 전제의 미국에 의한 신뢰 회복’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적대시 정책 철회를 이제껏 외면하고 압박과 회유·기만으로 조선(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오판하는 각료, 관료들의 제언에는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말고 자신이 단호히 용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 못 할 배신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방문 중 밝힌 미국산 무기구매 계획과 관련, “상전의 요구를 받아들여 동족을 겨냥한 침략 무기들을 구입하려 하는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처사는 북남합의에 대한 용납 못할 배신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 미국을 행각한(방문한) 남조선 집권자가 미국산 무기구매를 강박하는 상전의 요구를 받아 무는 비굴한 추태를 부렸다”고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언행이 다르면 배척을 받기 마련’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대해 “조선반도 평화를 유린해온 저들의 범죄적 정체를 가리고 민족분열의 비극적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국제화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수치스러운 외세추종 정책의 산물’ 제하 정세론 해설에서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를 다루면서도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은 곧 전쟁 비용의 증액으로서 상전과 함께 우리와 군사적으로 대결하려는 위험한 기도”라는 주장을 폈다. 신문은 “미국이 운운하는 남조선과의 동맹이란 저들의 이익 실현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남조선당국은 수치스러운 친미굴종정책, 어리석고 무분별한 군사적대결야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논평들은 북미 실무협상 결렬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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